음악과 시가 만날 때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협주곡 1번, 2번,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9번 : 레 디소낭스, 다비드 그리말 - 마음의 고향 1 : 이시영

들꽃 호아저씨 2022. 6. 29. 07:46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Sergei Prokofiev(1891-1953)

바이올린협주곡 1번Concerto pour violon n°1

. Andantino

. Scherzo. Vivacissimo

. Moderato - Andante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Sergei Prokofiev(1891-1953)

바이올린협주곡 2번Concerto pour violon n° 2

I. Allegro moderato

II. Andante assai

III. Allegro, ben marcato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mitri Shostakovich(1906-1975)

교향곡 9Symphonie n°9

I. Allegro

II. Moderato

III. Presto

IV. Largo

V. Allegretto

 

레 디소낭스Les Dissonances

다비드 그리말David Grimal

Enregistré le 24 janvier 2022 (Grande salle Pierre Boulez - Philharmonie)

https://philharmoniedeparis.fr/fr/live/1141963

 

<div>Les Dissonances / David Grimal</div>

Programme russe pour Les Dissonances de David Grimal qui proposent les deux concertos pour violon de Prokofiev et la Neuvième Symphonie de Chostakovitch, composée au terme de la « Grande Guerre patriotique ». 

philharmoniedeparis.fr

다비드 그리말David Grimal

 

 
레 디소낭스Les Dissonances

 

 

마음의 고향 1 / 이시영

白夜

키가 훌러덩 크고 웃을 때면 양볼에 깊이 보조개가 패이는

작은집 형수가 나는 좋았다

시집온 지 며칠도 안돼 웃냇가 밭에 나왔다가

하교길 수박서리하다 붙들린 우리 패거리 중에서 나를 찾아내

"데름, 그러믄 안 되는 것이라우" 할 때에도

수줍은 듯 불 밝힌 두 볼에 피어나던 보조개꽃 무늬

아, 웃냇가 웃냇가

방아다리 지나 쑥대풀 우거지고 미루나무숲 바람에 춤추는 곳

사래 긴 밭에 수많은 형수들이 엎드려

하루종일 밭고랑 너머로 남쪽나라 십자성 부르는 곳

저녁에 소몰이꾼 우리들이 멱감는 냇가로 호미 씻으러 내려와서는

"데름, 너무 짚은 곳에는 들어가지 마씨요 이" 할 적에도

왈칵 풍기는 형수의 땀냄새가 나는 좋았다

홀시아버지 밑 형제 많은 집으로 시집와 남정네마저 전쟁터에 보내놓고

새벽논에 물대기 식전밭에 고추따기 아침볕에 보리널기 쏘내기 밭에서 소고삐 몰아쥐고 송아지 찾기로 여름 내내 등적삼에 벼이슬 걷힐 날 없으면서도

저녁이면 선선한 모깃불을 피워놓고 콩국수 말아

와상 가득 흥겨운 집안 잔치를 벌일 줄도 알았던 형수,

모깃불 매캐하게 사위어가고 하나둘 어린 형제들 잠들어갈 무렵이면

내 손을 꼭 붙들고 말했다

"데름, 데름은 꼭 우리 집안의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쓰우."

"훌륭한 사람이 워떤 사람인디라우?"

"장군 같은 것, 그 뭣이라더라 밥풀 여럿 단 쏘위 같은 것……"

그러면 마당 한구석에서 다가온 어둠이 빤한 눈으로

우리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잠이 쏟아질 것만 같은 내 눈에

갑자기 별빛 한 무더기가 쏟아져내렸다

환한 밤이었다

​『무늬』(이시영, 문학과지성사, 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