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슈베르트 즉흥곡 넷D.899, 즉흥곡 넷D.935 : 그리고리 소콜로프, 알렉세이 볼로딘 - 치자꽃 설화 : 박규리

들꽃 호아저씨 2022. 6. 30. 23:19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 (1797-1828)

즉흥곡 1Impromptus, No.1 in C minor Op. 90 D. 899

즉흥곡 2Impromptus, No. in E flat major Op. 90, D. 899

즉흥곡 3impromptus, No. 3 in G flat major (Andante) Op. 90, D. 899

즉흥곡 4Impromptus, No.4 In A Flat Major (Allegretto) Op.90, D. 899

 

그리고리 소콜로프Grigory Sokolov 피아노

Recorded at the Berliner Philharmonie (Berlin, Germany) on June 5, 2013

https://www.youtube.com/watch?v=OE3EEnbv0DE

그리고리 소콜로프Grigory Sokolov 피아노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 (1797-1828)

즉흥곡 넷Four Impromptus, D 935, Op posth 142

즉흥곡 1Impromptus, No. 1 in F minor, Allegro moderato

즉흥곡 1Impromptus, No. 2 in A-flat major, Allegretto

즉흥곡 1Impromptus, No. 3 in B-flat major, Andante & variations

즉흥곡 1Impromptus, No. 4 in F minor, Allegro scherzando

 

알렉세이 볼로딘Alexei Volodin 피아노

Moscow (Russia) Tchaikovsky Concert Hall 18-02-2017

https://www.youtube.com/watch?v=iRlaj0k1v4Q&t=30s

 
알렉세이 보로딘Alexei Volodin  피아노

 

 

치자꽃 설화 / 박규리

 

사랑하는 사람을 달래 보내고

돌아서 돌계단을 오르는 스님 눈가에

설운 눈물 방울 쓸쓸히 피는 것을

종각 뒤에 몰래 숨어 보고야 말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법당문 하나만 열어놓고

기도하는 소리가 빗물에 우는 듯 들렸습니다

밀어내던 가슴은 못이 되어 오히려

제 가슴을 아프게 뚫는 것인지

목탁소리만 저 홀로 바닥을 뒹굴다

끊어질 듯 이어지곤 하였습니다

여자는 돌계단 밑 치자꽃 아래

한참을 앉았다 일어서더니

오늘따라 가랑비 엷게 듣는 소리와

짝을 찾는 쑥국새 울음소리 가득한 산길을

휘청이며 떠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멀어지는 여자의 젖은 어깨를 보며

사랑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일인 줄 알 것 같았습니다

한번도 그 누구를 사랑한 적 없어서

한번도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야말로

가장 가난한 줄도 알 것 같았습니다

떠난 사람보다 더 섧게만 보이는 잿빛 등도

저물도록 독경소리 그치지 않는 산중도 그만 싫어

나는 괜시리 내가 버림받은 여자가 되어

버릴수록 더 깊어지는 산길에 하염없이 앉았습니다

 

- 『이 환장할 봄날에』(박규리, 창비,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