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프랑크 전주곡, 푸가와 변주곡, 라벨 소나티네, 탈베르크 벨리니 ‘라 손남불라’(몽유병의 여인) 그랜드 카프리스, 슈만 환상소곡집, 리스트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에서 왈.. 청매화 : ..

들꽃 호아저씨 2022. 7. 1. 00:22

 

 

세자르 프랑크César Franck (1822-1890) 전주곡, 푸가와 변주곡Prélude, Fugue et Variation Op. 18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 (1875-1937) 소나티네Sonatine

지기스문트 탈베르크Sigismund Thalberg (1812-1871) 벨리니 ‘라 손남불라’(몽유병의 여인) 그랜드 카프리스Grand caprice on Bellini's La Sonnambula Op. 46

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 (1810-1856) 환상소곡집Fantasiestücke Op. 12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에서 왈츠를 피아노로 편곡Paraphrase on a Waltz from Gounod's Faust S407

조아키노 로시니Gioachino Rossini (1792 – 1868) Petit caprice (오펜바흐 스타일로Style Offenbach)

 

마리암 바차슈빌리Mariam Batsashvili 피아노

at Wigmore Hall in London

https://www.youtube.com/watch?v=QkKnwvPpvf8

 

마리암 바차슈빌리Mariam Batsashvili 피아노

 

 

청매화 / 박규리

 

다른 길은 없었는가

청매화 꽃잎 속살을 찢고

봄날도 하얗게 일어섰다

그 꽃잎보다 푸르고 눈부신

스물세살 청춘

오늘 짧게 올려 깎은 머리에서

아직 빛나는데

네가 좋아하는 씨드니의 푸른 바다도

인사동 네거리의 생맥주집도 그대로다

그 사람 떠나고 다시 꽃 핀 자리마저 용서했다더니

청매화 꽃잎 꿈결처럼 날리는, 오늘

채 여물지도 않은 솜털들을

야무지게 털어내다니

정말 다른 길 없었느냐

새벽이면 동학사로 떠날

이른 봄 푸른 이끼 같은 아이야

여벌로 더 장만한 안경과

흰 고무신 한 켤레 머리맡에 챙겨놓고 잠든

너의 죄 없는 꿈을 마지막으로 쳐다보다

눈부시도록 추울 앞날을 위해

이 봄날, 떨리는 손으로 두툼한 겨울 내복 두 벌

가방 깊숙이 몰래 넣었다

-  『이 환장할 봄날에』(박규리, 창비,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