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브람스 현악사중주1번 : 벨체아사중주단 - 맹물 : 이정록

들꽃 호아저씨 2022. 7. 12. 08:29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1897)

현악사중주1String Quartet No. 1 in C Minor, Op. 51 No. 1 (1865-1873)

I. Allegro

II. Romanza - Poco adagio

III. Allegro molto moderato e comodo

IV. Allegro, alla breve

 

벨체아사중주단Belcea Quartet

코리나 벨체아Corina Belcea 바이올린

악셀 샤세르Axel Schacher 바이올린

크시슈토프 호젤스키Krzysztof Chorzelski 비올라

앙투안 레데르렁Antoine Lederlin 첼로

Recorded on 23rd February 2021 at Musik- und Kulturzentrum Don Bosco Basel, Paul Sacher Saal

https://www.youtube.com/watch?v=nWLe7ed8my0

 

벨체아사중주단Belcea Quartet

 

 

맹물 / 이정록

 

 

맹물같이 말간 시를 쓰는 분들이 좋다. 강원도 이상국 시인과 제주의 김수열 시인과 밀양의 고증식 시인이 좋다. 남원의 복효근과 안동의 안상학과 강화도 함민복의 시는 냉수 사발 같다. 그런데 그 맹물이란 놈이 얼마나 힘이 세냐 하면 쳐들어오는 숟가락 젓가락을 확 꺾어버린다. 얼마나 웅숭깊은지 누구는 거기에서 살얼음 잡힌 기도문을 읽고 어떤 이는 별이며 보름달을 건진다. 그러나 가장 멋질 때는 마른 개밥그릇이나 닭장 모이통에 두어 모금 덜어줄 때다. 때 절은 창호지 떼내려고 다물었던 물을 내뿜을 때다. 먼지 이는 흙마당에 나비물로 앉을 때다. 그나저나 포플러 이파리처럼 찬란한 맹물 시인들 중간쯤에 찌그러진 양재기를 머리에 쓰고 이정록이란 시답잖은 놈이 산다. 뭐 얻어먹을 게 있다고 마른 입 쩌억 벌리고.

 

-『그럴 때가 있다』(이정록, 창비,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