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1번, 2번 : 루시아 스바르츠, 에바 라이멘스툴 - 풀꽃들의 망명 : 노향림

들꽃 호아저씨 2022. 7. 31. 23:31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 1번Cello Suite No. 1 in G major BWV 1007

 Prelude

 Allemande

 Courante

 Sarabande

 Menuet I & II

 Gigue

 

루시아 스바르츠Lucia Swarts 첼로

네덜란드바흐협회Netherlands Bach Society

https://www.youtube.com/watch?v=cGnZHIY_hoQ&t=403s

 

루시아 스바르츠Lucia Swarts 첼로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 2번Cello Suite No. 2 in D Minor BWV 1008

 Prelude ​

 Allemande ​

 Courante

 Sarabande ​

 Menuet ​

 Gigue

 

에바 라이멘스툴Eva Lymenstull 첼로

The Suite in D Minor, complete, performed on an original baroque cello by 에바 라이멘스툴Eva Lymenstull. Eva is the winner of the 2017 Voices of Music International Bach Competition.

https://www.youtube.com/watch?v=Mg3nVSe--f4

 

 

 

 

풀꽃들의 망명 / 노향림

 

강원도 외진 얼음골에서 최초로 발견된 이름들

참골담초, 자병취, 개병풍, 애기가물고사리,

두메고사리, 개석송, 꽃향유.

내 짧은 혀로 낱낱이 불러보아도

감금된 이름들은 더욱 억세게 혀를 냉동하듯 움켜잡아

발음 같은 건 허락지 않아요.

입김을 후욱 불어넣어 다시 불러보니

숨 쉬는 그들은 어느새 탈옥수처럼

내 목젖과 혀에 올라앉아 있어요.

그들도 붉은 심장과 감정이입의 혼을 가졌을까요.

빙하기 이후 높아진 기온을 피해 살아남으려고

제 이름과 뿌리만을 단출하게 피난 짐인 듯 챙겨 들고 갔을까요.

얼음골을 향해 나아가는 느리고 느린 걸음걸이

굽이치는 누대의 생을 지나 넝마가 된 몸으로

구릉 너머 몇 발짝만 헛디뎌도 낭떠러지인

얼음골에 그렇게 도피처를 만든 거라는데요.

사람들 발길 닿을까 정확한 지명은 숨겨놓았어요.

그곳으로 가는 내 필생의 작업이

한없이 낯설었으면 좋겠어요.

하늘과 땅 사이에 결빙되지 않고 등허리만 살짝 얼어

화석처럼 남아 있을 얼음골 시 몇 편

짱짱하고 새파란 언어들의 망명객들로 말이에요.

 

- 바다가 처음 번역된 문장(노향림, 실천문학사,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