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희(1965년 2월 10일(음력)-2021년 4월 1일)
신선희 기일: 양력 2021.04.01
우리가 너의 이름을 불러줄 때
-은수 4주기에 부쳐
은수야, 오늘 너의 이름을 가만히 불러본다.
며칠 전, 고등학교 때 너의 단짝 친구였던 지원이와 성민이를 만났단다. 참 좋은 친구들이더구나. 너에 대해서, 그리고 <호아저씨 들꽃 블로그>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나눴지.
호아저씨가 누군지 아냐고 물었더니, 모르겠다더구나.
호아저씨는 베트남 혁명의 지도자 호치민의 별명이지.
아빠는 호치민을 엄청 존경했지. 그러니까 별명도 호아저씨라고 했지. 아빠는 별명뿐만 아니라 삶도 호아저씨처럼 살려고 했어. 예전에 호치민 전기에 실린 사진 하나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어. 호치민의 방을 찍은 사진인데, 방안에는 정말 목침 하나 달랑 있더라.
그런 호아저씨인데다, 게다가 들꽃이라니, 쉽게 상상이 가지. 일체의 허례도, 가식도, 꾸밈도 없는, 오직 진심과 정성의 질박한 마음만 있는 그런 순전한 경지!!
아빠는 당신이 운영하는 <호아저씨 들꽃 블로그>가 그러길 바라셨지. 가해도 피해도 없고, 그 어떤 꾸밈이나 위선도 없이, 단지 가엾은 영혼들이 위로받고 안식을 취할 수 있는 그런 블로그, 그래서 이 땅의 아이들이 폭력과 따돌림에 덜 노출되고, 극단적인 선택 같은 건 하지 않았으면 하는 진심 어린 마음을 담아,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추모음악과 시와 민족민주 열사의 기억을 올리고 계시지.
친구들에게 그런 얘기를 하면서 블로그 구독과 매일 방문, 그리고 아빠에게 전하는 안부의 댓글 한마디를 부탁했지.
쉽지 않은 부탁이란 거 잘 알지.
근데 고맙게도 두 친구가 매일 들어와서 은수에게 인사를 건네고 아빠에게 안부를 전하는구나.
정말 고맙고 또 고맙더구나.
은수야, 이 큰아빠는 너의 이름이 잊혀지지 않길 바라. 그래서 <호아저씨 들꽃 블로그> 전도사가 되기로 했어. 주위 사람들에게 매일매일 블로그에 찾아와 너의 이름을 불러 달라고, 우리 은수를 잊지 말아 달라고 간청할 참이야.
은수야, 너도 그곳에서 아빠와 큰아빠가 하고 있는 이 일을 응원해 주렴.
'은수'라는 이름을 통해, <호아저씨 들꽃 블로그>를 통해, 우리는 우리 모두의 역사, 모두의 이야기를 함께 써나가고 있어.
"우리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너는 우리들에게로 와 들꽃이 되었어"
2022.10.20 은수 4주기에
은수와, 엄마와, 아빠와, 들꽃 블로그를 생각하며
큰아빠가
ps) 이 글을 읽으신 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주위분들에게 구독과 방문을 권유해 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안톤 브루크너Anton Bruckner(1824~1896)
교향곡 4번 ‘낭만’Symfonia nr 4 "Romantyczna"/Symphony No. 4 in E-flat major (WAB 104) Romantic
I. Bewegt, nicht zu schnell
II. Andante, quasi allegretto
III. Scherzo. Bewegt
IV. Finale: Bewegt, doch nicht zu schnell
바르샤바필하모닉오케스트라Warsaw Philharmonic Orchestra-Orkiestra Filharmonii Narodowej
야첵 카스프치크Jacek Kaspszyk
recorded at Warsaw Philharmonic Concert Hall in Warsaw. Poland, February 1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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