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희(1965년 2월 10일(음력)-2021년 4월 1일)
신선희 기일: 양력 2021.04.01
오늘 제 페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어제는 이 아이의 4주기 기일이었습니다.
이 아이와 함께 신문반을 했지만, 워낙 우르르 몰려왔다 와글와글 떠나가는 어린이들이어서 한명 한명의 마음에 신경쓰지 못했습니다. 돈 받고 하는 일 아니고, 그냥 내 딸래미 포함해 아이 친구들과 유익한 시간을 갖자고 벌인 일이라 그 정도만 해도 된다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이 아이가 외로웠고 세상을 답답해한다는 그 느낌은 고스란히 저에게 왔더랬습니다. 어제 은수를 보면서 속으로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한다 말하며 한참 울었습니다.
사람은 살면서 너무 많은 잘못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떤 잘못은 그게 잘못인지도 모르고 그냥 어어어어 하면서 지나갑니다. 남의 일이면 개념이 없다, 미친거 아니냐, 상식이 없다 참 쉽게 말하지만. 실제로는 치명적 실수를 할 때도 그게 잘못인지 모르고 자기 삶에 치여서 그냥 살고 그냥 저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돌이켜보면 그게 참 심한 말이었고, 무책임한 행동이었고, 큰 잘못인데도 그때는 그냥 순간 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지요.
저는 은수가 외롭고 힘들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어른으로서, 친구 엄마로서, 학부모로서, 동아리 지도쌤으로서 뭔가 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외면했습니다. 은수가 한숨 쉬는 것을 들었는데 모른 채 했습니다. 워낙 일을 벌여놓고 수습을 못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었기에 더 이상은 일을 벌이지 말자는 회피도 있었고요. 누군가에게 맘을 주는 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 알기에 부담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뭔가를 했어야 했습니다. 제가 했어야 할 일들을 안하고 모른 채 한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겠지만, 돌이켜보니 이건 사람을 죽이는 일이었습니다. 다른 누구를 탓하거나 뭐라 말하기 전에 제 잘못입니다. 저는 뭔가 했어야 했습니다. 은수가 떠난 뒤, 은수엄마가 그 뒤를 따르기 전에라도 또 뭔가를 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때도 나는 또 바쁘다며, 나 살기 힘들다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은수와 은수엄마가 세상을 떠나도록 방치했습니다. 그 죄는 너무 큽니다.
앞으로도 계속 은수를 잊지 않고, 제가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하며 살겠습니다. 은수야 미안해. 남은 호아저씨와 친하게 지내며 늘 널 잊지 않을게. 미안하다.
진심으로 정말 진심으로 너의 명복을 빈다. 나중에 나랑 이야기 많이 하자. 같이 놀자.
2022.10.21 20:23 뭉클김언경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1685-1750)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페트리트 체쿠Petrit Çeku 기타
발터 데스팔이 편곡Arranged by Valter Dešpalj
Live @ Croatian music institute Zagreb
22 march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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