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겨울 / 곽효환
한 사람이 가고 내내 몸이 아팠다
겨울은 그렇게 왔다
가지 끝에서부터 몸통까지
여윈 나뭇가지가 흔들릴 때마다
마른기침은 시든 몸 폐부 깊은 곳을 찔렀다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오는
좀체 가시지 않는 통증,
나는 미련을 놓지 않았고
나는 내내 기다렸으나
그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모두들 잠든 새벽 네 시,
혼자 남은 빈 병실 창밖으로
띄엄띄엄 깊은 겨울밤을 가로지르는
자동차 전조등을 보며
아직 꺼지지 않은 불빛을 헤아렸다
그 겨울은 혹한도 폭설도 없었지만
오랫동안 물러설 줄 몰랐다
어림할 수 없는 그 끝을
견딜 수 없어, 더는 견딜 수 없어
마음을 먼저 보냈으나
봄도, 그도……
그렇게 겨울은
더 깊어지거나 기울었다
- 『슬픔의 뼈대』(곽효환, 문학과지성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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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바이올린협주곡Konzert für Violine und Orchester in D-Dur, Op. 61
I. Allegro ma non troppo
II. Larghetto
III. Rondo - Allegro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imitri Chostakovitch(1906-1975)
교향곡15번Symphonie Nr. 15 A-Dur, op. 141
I. Allegretto
II. Adagio–Largo
III. Allegretto
IV. Adagio–Allegretto
스베틀라노프심포니오케스트라Svetlanov Symphony Orchestra
길 샤함Gil Shaham 바이올린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Vladimir Jurowski
January 21, 2022. Tchaikovsky Hall, Moscow, Russia
https://meloman.ru/concert/kzch-2022-01-21/
Госоркестр России имени Е. Ф. Светланова, Владимир Юровский, Гил Шаха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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