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 : 길 샤함,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 - 그해 겨울 : 곽효환

들꽃 호아저씨 2023. 12. 25. 11:55

 

 

그해 겨울 / 곽효환

 

한 사람이 가고 내내 몸이 아팠다

겨울은 그렇게 왔다

가지 끝에서부터 몸통까지

여윈 나뭇가지가 흔들릴 때마다

마른기침은 시든 몸 폐부 깊은 곳을 찔렀다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오는

좀체 가시지 않는 통증,

나는 미련을 놓지 않았고

나는 내내 기다렸으나

그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모두들 잠든 새벽 네 시,

혼자 남은 빈 병실 창밖으로

띄엄띄엄 깊은 겨울밤을 가로지르는

자동차 전조등을 보며

아직 꺼지지 않은 불빛을 헤아렸다

그 겨울은 혹한도 폭설도 없었지만

오랫동안 물러설 줄 몰랐다

어림할 수 없는 그 끝을

견딜 수 없어, 더는 견딜 수 없어

마음을 먼저 보냈으나

봄도, 그도……

그렇게 겨울은

더 깊어지거나 기울었다

 

- ​『슬픔의 뼈대』(곽효환, 문학과지성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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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바이올린협주곡Konzert für Violine und Orchester in D-Dur, Op. 61

I. Allegro ma non troppo

II. Larghetto

III. Rondo - Allegro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imitri Chostakovitch(1906-1975)

교향곡15Symphonie Nr. 15 A-Dur, op. 141

I. Allegretto

II. AdagioLargo

III. Allegretto

IV. AdagioAllegretto

 

스베틀라노프심포니오케스트라Svetlanov Symphony Orchestra

길 샤함Gil Shaham 바이올린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Vladimir Jurowski

January 21, 2022. Tchaikovsky Hall, Moscow, Russia

https://meloman.ru/concert/kzch-2022-01-21/

 

Госоркестр России имени Е. Ф. Светланова, Владимир Юровский, Гил Шаха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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