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드보르자크 첼로협주곡, 차이콥스키 '만프레드' 교향곡 : 알렉산드르 루딘, 알렉산드르 라자레프 - 어떤 개인 날 : 황동규

들꽃 호아저씨 2024. 1. 14. 13:39

 

 

어떤 개인 날 / 황동규

未明에

아무래도 나는 무엇엔가 얽매여 살 것 같으다

친구여, 찬물 속으로 부르는 기다림에 끌리며

어둠 속에 말없이 눈을 뜨며.

밤새 눈 속에 부는 바람

언 창가에 서서히 새이는 밤

훤한 미명, 외면한 얼굴

내 언제나 버려두는 자를 사랑하지 않았는가.

어둠 속에 바라지 않았는가.

그러나 이처럼 이끌림은 무엇인가.

새이는 미명

얼은 창가에 외면한 얼굴 안에

외로움, 이는 하나의 물음,

침몰 속에 우는 배의 침몰

아무래도 나는 무엇엔가 얽매여 살 것 같으다.

저녁 무렵

누가 나의 집을 가까이한다면

아무것도 찾을 수 없으리

닫은 문에 눈 그친 저녁 햇빛과

문 밖에 긴 나무 하나 서 있을 뿐.

그리하여 내 가만히 문을 열면은

멀리 가는 친구의 등을 보게 되리.

그러면 내 손을 흔들며 木質의 웃음을 웃고

나무 켜는 소리 나무 켜는 소리를 가슴에 받게 되리.

나무들이 날리는 눈을 쓰며 걸어가는 친구여

나는 요새 눕기보단 쓰러지는 법을 배웠다.

薄明의 풍경

눈 멎은 길 위에 떨어지는 저녁 해, 문 닫은 집들 사이에 내 나타난다.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다. 나는 살고 깨닫고 그리고 남몰래 웃을 것이 많이 있다. 그리곤 텅 비인 마음이 올 거냐. 텅 비어 아무 데고 이끌리지 않을 거냐. 우는 山河, 울지 않는 사나이, 이 또한 무연한 고백이 아닐 거냐. 개인 저녁, 하늘을 물들이는 스산한 바람소리 뻘밭을 기어다니는 바다의 소리, 내 홀로 서서 그 소리를 듣는다. 내 진실로 생을 사랑했던가, 아닐 건가.

 

-『삼남三南에 내리는 눈』(황동규, 민음사, 1975초판,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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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닌 드보르자크Antonín Dvořák(1841 ~ 1904)
첼로협주곡Cellokonzert h-Moll op. 104, B. 191
I. Allegro
II. Adagio, ma non troppo
III. Finale: Allegro moderato - Andante - Allegro vivo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1840-1893)
'만프레드' 교향곡Manfred-Sinfonie Op. 58
I. Lento lugubre – Moderato con moto – Andante
II. Vivace con spirito
III. Pastorale. Andante con moto
IV. Allegro con fuoco

스베틀라노프심포니오케스트라Svetlanov Symphony Orchestra
알렉산드르 루딘Alexander Rudin 첼로
알렉산드르 라자레프Alexander Lazarev
September 17. 2022. Tchaikovsky Hall, Moscow, Russiahttps://meloman.ru/concert/kzch-2022-09-17-19/" target="_blank" rel="noopener" data-mce-href=" https://meloman.ru/concert/kzch-2022-09-17-19/">
https://meloman.ru/concert/kzch-2022-09-17-19/

 

Московская государственная академическая филармония

Московская государственная академическая филармония

meloman.ru

 

〈교향곡 ‘만프레드’〉는 차이콥스키의 대표적인 ‘표제 교향곡’ 중 하나로서, 바이런의 극시 《만프레드》에 기초한 작품이다. 바이런의 극시를 그대로 묘사하기보다는 여러 장면을 각 악장에 담아낸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만프레드’〉는 그의 음악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표작 중 하나이다.
출처 클래식 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