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르던 시집 정리를 했어요. 책장에 미처 꽂히지 못해 여기저기 누워있는 시집부터요. 시인별로 분류를 하고 보니 바닥에 한가득이네요. 아직 멀었어요. 정리해 달라고 애원하는 시집이 한두 권이 아니에요.
느닷없이 시집 위에 있는 작은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요. 미키 기요시의 <고독에 관하여>. <독서와 인생>을 좋게 읽어 같은 저자의 책을 한 권 더 샀었지요.
펼쳐 놓은 시집 위에 철퍼덕
잠시 삼매경
시간이 멈췄어요!
“고독이 두려운 이유는 고독 자체 때문이 아니라 고독의 조건 때문이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가 죽음 자체 때문이 아니라 죽음의 조건 때문인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고독의 조건 외에 고독 자체가 존재하는가. 죽음의 조건 외에 죽음 자체가 존재하는가. 조건 외에는 실체를 파악할 수 없는거, 죽음과 고독이야말로 여기에 들어맞는다. 게다가 실체성이 없다고 실재성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아니 말해야 하는가.” - <고독에 대하여> 83쪽에서
“사물이 진정 표현적인 개념으로 다가오는 것은 우리가 고독할 때다. 그리고 우리가 고독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은 그 부름에 응답하는 자신의 표현 활동을 통해서뿐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식물은 인간이 바라보기를 원하며 바라보는 것이 식물에게는 구원이라고 했다. 표현은 사물에 대한 구원이며 사물을 구원하면 자신을 구원할 수 있다. 그래서 고독의 뿌리는 가장 깊은 사랑에 있다. 거기에 고독의 실재성이 존재한다.” - <고독에 대하여> 87쪽에서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1840-93)
‘사계’The Seasons, Op. 37a (Royal Concertgebouw, 2015)
'January' 불가에서(By the Hearth) Moderato semplice, ma espressivo
'February' 사육제(The Carnival) Allegro giusto
'March' 종달새의 노래(Song of the Lark) Andantino espressivo
'April' 눈송이(Snowdrop) Allegretto con moto e un poco
'May' 백야(White Nights) Andantion
'June' 뱃노래(Barcarolle) Andante cantabile
'July' 수확의 노래(Reaper's Song) Allegro moderato con moto
'August' 추수(The Harvest) Allegro vivace
'September' 사냥(The Hunt) Allegro non troppo
'October' 가을의 노래(Autumn Song) Andante doloroso e molto cantabile
'November' 삼두마차(On the Troika) Allegro moderato
'December' 크리스마스(Christmas) Tempo di Valse
데니스 마추예프Denis Matsuev 피아노
Denis Matsuev, a virtuoso in the grandest of Russian pianistic tradition, gave this remarkable recital
Live from the Royal Concertgebouw, Amsterdam, 2015
https://www.youtube.com/watch?v=lFgkZjFp8q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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