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침대에 누워 나는 끊이지 않는 독일군의 총소리를 들으며 토지아를 생각하고 내가 그녀에게 읽어준 독일 시를 생각했다. 그 시들은 날마다 우리를 위협하던 것들을 잊게 했고, 잔인무도한 일상에서 시시각각 다가오는 위험을 잊게 했다. 그러나 시보다 더 강렬하고 절절하게 우리를 사로잡고, 저 깊숙한 곳까지 마음을 헤집어놓은 것이 있었다. 음악이었다.
-《나의 인생》(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문학동네, p.198)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의《나의 인생》에 나오는 한 부분이에요. 마르셀은 토지아에게 독일시를 읽어주고, 토지아는 마르셀에게 폴란드의 시를 들려주지요. 그들은 미츠키에비치와 투빔과 괴테, 하이네의 시를 읽으며 삶을 이야기하고 게토를 견디며 살아내요. 마르셀은 시보다 더 ‘강렬하고 절절하게’ 자신들을 사로잡은 것은 ‘음악’이라고 해요. 마르셀이 말하는 음악이란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비롯한 수많은 대중음악과 재즈 음악이에요.
마르셀과 토지아가 겪은 게토에서의 삶에 비유할 바는 못 되지만 제 삶의 귀퉁이에 음악과 시가 있어 다행이에요.
덕분이에요.
오늘,
당신의 하루 어느 곳에 잠시라도
음악 한 소절
시 한 수
놓여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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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바이올린협주곡Konzert für Violine und Orchester in D-Dur, Op. 61
I. Allegro ma non troppo
II. Larghetto
III. Rondo - Allegro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imitri Chostakovitch(1906-1975)
교향곡15번Symphonie Nr. 15 A-Dur, op. 141
I. Allegretto
II. Adagio–Largo
III. Allegretto
IV. Adagio–Allegretto
스베틀라노프심포니오케스트라Svetlanov Symphony Orchestra
길 샤함Gil Shaham 바이올린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Vladimir Jurowski
January 21, 2022. Tchaikovsky Hall, Moscow, Russia
https://meloman.ru/concert/kzch-202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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