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바흐 무반주바이올린 파르티타 1번, 2번, 3번 : 기돈 크레머 - 나는 울지 않는 바람이다:천양희

들꽃 호아저씨 2024. 5. 15. 22:47

 

 

나는 울지 않는 바람이다 / 천양희

마음 끝이 벼랑이거나

하루가 지루할 때마다

바람이라도 한바탕 쏟아지기를 바랄 때가 있다

자기만의 지붕을 갖고 싶어서

우산을 만들었다는 사람을 떠올릴 때마다

후박잎을 우산처럼 쓰고 비바람 속을 걸어가던 네가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별명이 '바람구두를 신은 사나이' 랭보를 생각할 때마다

바람은 그리워하는 마음들이 서로 부르며 손짓하는 것이라던

절절한 구절을 옮겨 적고 싶을 때가 있다

나는 울지 않는 바람이라고 다른 얼굴을 할 때마다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라던 죽은 시인의 시를 중얼거릴 때가 있다

여러번 내가 나를 얻지 못해 바람을 맞을 때마다

바람 속에 얼굴을 묻고 오래 일어나지 못할 때가 있다

이 세상 어디에 꽃처럼 피우는 바람이 있다면

바람에도 방향이 있고 그 속에도 뼈가 있다고 말할 것이다

바람 소리든 울음소리든 소리는 존재의 울림이니까

쌓아도 쌓아도 그 소리는 탑이 될 수 없으니까

바람이여

우리가 함께 가벼워도 되겠습니까

오늘 밤에도 산 위로 바람 부니

비 오겠습니다

-<지독히 다행한>(천양희, 창비, 2021)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바이올린 파르티타1Violin Partita no. 1 in B minor BWV 1002
. Allemanda
. Double
. Corrente
. Double. Presto
. Sarabande
. Double
. Tempo Di Borea
. Double

기돈 크레머Gidon Kremer 바이올린
in front of the gleaming gold altar of the Church of St. Nikolaus in Lockenhaus, Burgenland. The recording dates from 2006.
https://www.youtube.com/watch?v=gipH7lZon88&t=122s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1685  1750)
무반주바이올린 파르티타 2Partita n. 2 in d-Moll für Violine BWV 1004
I. Allemanda
II. Corrente
III. Sarabanda
IV. Giga
V. Ciaccona

기돈 크레머Gidon Kremer 바이올린
in front of the gleaming gold altar of the Church of St. Nikolaus in Lockenhaus, Burgenland. The recording dates from 2006.
https://www.youtube.com/watch?v=AO1-68uB-OU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1685-1750)

무반주바이올린 파르티타 3Partita No. 3 for Solo Violin in E major, BWV 1006 (1720)

. Preludio

. Loure

. Gavotte en Rondeau

. Menuett I & II

. Bourrée

. Gigue

 

기돈 크레머Gidon Kremer 바이올린

in front of the gleaming gold altar of the Church of St. Nikolaus in Lockenhaus, Burgenland. The recording dates from 2006.

https://www.youtube.com/watch?v=IWwTJekKE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