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 마르크 코페이 - 0518

들꽃 호아저씨 2024. 5. 18. 18:00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 518민주화운동 44주년 - 5•18 기념재단

 

 

 
너를 내 가슴에 품고 있으면 / 고정희

- 편지 9

고요하여라
너를 내 가슴에 품고 있으면
무심히 지나는 출근버스 속에서도
추운 이들 곁에
따뜻한 차 한잔 끓는 것이 보이고
너를 내 가슴에 품고 있으면
여수 앞바다 오동도쯤에서
춘설 속의 적동백 두어 송이
툭 터지는 소리 들리고
너를 내 가슴에 품고 있으면
쓰라린 기억들
강물에 떠서 아득히 흘러가고

울렁거려라
너를 내 가슴에 품고 있으면
물구나무 서서 매달린 희망
맑디맑은 눈물로 솟아오르고
너를 내 가슴에 품고 있으면
그리운 어머니
수백수천의 어머니 달려와
곳곳에 잠복한 오월의 칼날
새털복숭이로 휘어지는 소리 들리고

눈물겨워라
너를 내 가슴에 품고 있으면
중국 산동성에서 돌아온 제비들
쓸쓸한 처마, 폐허의 처마 밑에
자유의 둥지
사랑의 둥지
부드러운 혁명의 둥지
하나 둘 트는 것이 보이고
 

『지리산의 봄』(고정희, 문학과지성사,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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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날을 모른다 말하리 / 고정희

 
넋이여,
망월동에 잠든 넋이여
하늘이 푸르러 눈물이 나네
산꽃 들꽃 피어나니 눈물이 나네

누가 그날을 잊었다 말하리
누가 그날을 모른다 말하리
가슴과 가슴에서 되살아나는 넋
칼바람 세월 속에 우뚝 솟은 너

진달래 온 산에 붉게 물들어
그날의 피눈물 산천에 물들어
꽃울음 가슴에 문지르는 어머니
그대 이름 호명하며 눈물이 나네

목숨 바친 역사 뒤에 자유는 남는 것
시대는 사라져도 민주꽃 만발하리
너 떠난 길 위에 통일의 바람 부니
겨레해방 봄소식 눈물이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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