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 마르크 코페이 - 0518

들꽃 호아저씨 2024. 5. 18. 06:00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0518

 

 

518민주화운동(1980 5 18  1980 5 27)

 

  1980 5 18전라도 광주와 그 인근 지역에서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국토를 지켜야 할 군인들이 시민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고 무차별적인 살상 행위를 하였다이에 분노한 시민들은 물러서지 않고 폭력적인 군부집단에 맞서서 저항하였다시민들이 스스로 무장을 하고 불법적인 군인 집단에 저항한 사건은 한국전쟁 이후 한국현대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사건은 독재자 박정희 대통령이 피살당한 이후 권력의 공백기를 틈타서 전두환과 노태우를 비롯한 일부 장성들이 정권을 잡기 위해서 자행한 군사반란(쿠데타)의 연장이었다이 군인 집단은 1979 12 12일에 군사반란을 일으키고, 1980 5 17일에는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여 정부 기능을 정지시키는 등 국가 권력을 장악하였다그런데 광주 시민들이 여기에 항거하면서 좌절될 위기에 처하자 불법으로 군대를 동원하여 무력으로 진압하였다이 군인 집단은 나중에 박정희 군부독재의 유산을 이어받았다는 의미에서 ‘신군부라 불렸고이렇게 탄생한 정권이 전두환의 제5공화국이다.

  무고한 광주 시민들을 학살하고 들어선 5공화국 정부는 이 항쟁을 ‘사회 불만 세력의 폭동 ‘공산주의자의 내란으로 규정했고신군부가 일으킨 내란과 반란 행위에 용감하게 저항했던 항쟁의 주역들은 죄인처럼 숨죽이며 살아야 했다그러나 1980 5월 이후 국가폭력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었으며, 1987년의 6월 항쟁을 거치면서 역사적 진실이 국민들에게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6월 항쟁의 산물인 6공화국 정부는 국민 화합을 모색한다는 명분으로 이 사건을 불순분자의 폭동이나 내란이 아닌 민주주의를 염원한 광주 시민들의 숭고한 저항이었음이 알려져 오늘날 ‘518민주화운동이라 불리며이렇게 명예를 회복하기까지는 기나긴 인고의 세월을 기다려야만 했다. (참고 : 5.18기념재단)

 

▲당시 계엄군에 구타 당하는 시민(왼쪽,가운데) / 당시 전남 도청앞 금남로에서 수많은 군중과 버스에 탑승한 시민들이 계엄군과 대치(오른쪽)

 

 

김남주 / 학살 1

 

오월 어느 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광주 1980년 오월 어느 날 밤이었다

 

밤 12시 나는 보았다

경찰이 전투경찰로 교체되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전투경찰이 군인으로 교체되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미국 민간인들이 도시를 빠져나가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도시로 들어오는 모든 차량들이 차단되는 것을

아 얼마나 음산한 밤 12시였던가

아 얼마나 계획적인 밤 12시였던가

 

오월 어느 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광주 1980년 오월 어느 날 밤이었다

 

밤 12 나는 보았다

총검으로 무장한 일단의 군인들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야만족의 침략과도 같은 일단의 군인들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야만족의 약탈과도 같은 일단의 군인들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악마의 화신과도 같은 일단의 군인들을

아 얼마나 무서운 밤 12시였던가

아 얼마나 노골적인 밤 12시였던가

 

오월 어느 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광주 1980년 오월 어느 날 밤이었다

 

밤 12시

도시는 벌집처럼 쑤셔놓은 붉은 심장이었다

밤 12시

거리는 용암처럼 흐르는 피의 강이었다

밤 12시

바람은 살해된 처녀의 피 묻은 머리카락을 날리고

밤 12시

밤은 총알처럼 튀어나온 아이의 눈동자를 파먹고

밤 12시

학살자들은 끊임없이 어디론가 시체의 산을 옮기고 있었다

아 얼마나 끔찍한 밤 12시였던가

아 얼마나 조직적인 학살의 밤 12시였던가

 

오월 어느 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광주 1980년 오월 어느 날 밤이었다

 

밤 12시

하늘은 핏빛의 붉은 천이었다

밤 12시

거리는 한 집 건너 떨지 않는 집이 없었다

밤 12시

무등산은 그 옷자락을 말아 올려 얼굴을 가려버렸고

밤 12시

영산강은 그 호흡을 멈추고 숨을 거둬버렸다

아 게르니카의 학살도 이렇게는 처참하지 않았으리

아 악마의 음모도 이렇게는 치밀하지 못했으리.

 

 

▲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동구의 전남도청 앞 분수대 주위에 모인 시민들. ⓒ경향신문(왼쪽) /1980년 5월 20일 오후 광주 택시 200여대와 버스 11대는 시민들과 함께 금남로에서 차량시위를 벌였다.ⓒ전남대학교 5.18연구소

 

 

5월묘 가는 길 / 김해화

 

찔레꽃 피었더라

25번 시내버스 타고 터덜터덜

비 포장도로

망월리 가는 5 18

황토먼지 징허게 일어

5월 한가운데서 우리끼리 소문없이 숨 막히고

숨 막히고도 소문없이 우리끼리 살아나

다시 노래 부르고

다시 불꽃으로 손잡고 꽃송이로

아아 밟혀도 고개 드는 풀잎으로도 어울리기 위해

망월리 5월묘 가는 5 18

아카시아 꽃이파리 그날처럼 지고

찔레꽃 하얗게 피어 하늘만 보고 있더라

- 인부수첩(김해화, 실천문학사, 1986)

 

▲1980년 5월 광주민주화항쟁 당시 금남로에서 시위 학생들을 연행하는 계엄군.(왼쪽) / 1980년 5월 광주민주화항쟁 당시 소형 버스에 페인트로 '살인마 전두환'을 적고 이동하는 광주 시민들.(가운데) / 1980년 5월 광주민주화 항쟁 당시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하는 광주 시민들.(오른쪽)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실 제공

 

 

다시 오월에 / 조태일

 

 

오월은 온몸을 던져 일으켜 세우는 달.

푸르름 속의 눈물이거나

눈물 속에 흐르는 강물까지,

벼랑 끝 모진 비바람으로

쓰러져 떨고 있는 들꽃까지,

 

오월은 고개를 숙여 잊혀진 것들을 노래하는 달.

햇무리, 달무리, 별무리 속의 숨결이거나

숨결 속에 사는 오월의 죽음까지,

우리들 부모 허리 굽혀 지켰던 논밭의 씨앗까지.

오월은 가슴을 풀어 너나없이 껴안는 달.

 

저 무등산의 푸짐한 허리까지

저 금남로까지

저 망월동의 오월의

무덤 속 고요함까지.

오월은 일으켜 세우는 달

오월은 노래하는 달

오월은 껴안는 달

광주에서 세상 끝까지

땅에서 하늘 끝까지.

- 푸른 하늘과 붉은 황토(조태일, 시인생각, 2013)

 

 

▲임을 위한 행진곡 원곡 악보 (출처: 5.18민주화운동 5.18교육관)

 

임을 위한 행진곡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가나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https://www.youtube.com/watch?v=-6gXbgUEc_c&t=8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