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종 / 안희연
며칠만에 돌아온 그는 어딘가 변해 있었다 눈동자에는 밤의 기운이 가득했다
대체 어딜 다녀온 거예요?
그는 말없이 서서 한참 동안 볕을 쬐더니 앞으로는 돌을 만지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했다
다음 날부터 그는 돌을 주워오기 시작했다 그는 거의 모든 시간을 돌과 보냈다 마당에는 발 디딜 틈 없이 돌이 쌓여 갔고
그는 자주 돌처럼 보인다 나는 그가 돌이 되어버릴까봐 겁난다
눈부시게 푸른 계절이었다 식물들은 맹렬히 자라났다 누런 잎을 절반이 넘게 매달고도 포기를 몰랐다
치닫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라는 듯
이제 그는 거의 돌이 되었다 이따금 사람들이 집으로 찾아와 나의 안부를 살핀다 푸른 잎을 매단 화분이며 꽃을 가져온다
이제 그만 그를 보내고 삶 쪽으로 걸어나오라는 말을 한다
-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안희연, 창비, 2020, 24-25쪽)
24절기 중 하나인 망종은 햇볕이 한껏 따뜻해지는 때로, 벼처럼 까끄라기(낟알 껍질에 붙은 깔끄러운 수염. 또는 그 동강이)가 있는 곡식의 종자를 뿌리기 적당한 시기다. 망종(芒種)이란 말 자체가 ‘벼나 보리 따위처럼 까끄라기가 있는 곡식’을 뜻한다. 봄에 화사한 꽃으로 자태를 뽐내던 매화 같은 나무들이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것도 이즈음이고, 농경시대에 보리를 베어 긴 춘궁기에서 벗어나며 겨우 한숨 돌리던 때도 이 무렵이었다.
그러기에 우리 선조들은 망종을 ‘가장 좋은 날’로 여기고, 조상들의 보살핌에 고마워하는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또 조정에서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군사들에 대한 예를 갖췄다. 고려 현종 때 ‘망종 날이면 전쟁에서 죽은 장병의 뼈를 집으로 보내 제사를 지내게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민족 비극의 포연(砲煙)이 가시고 어느 정도 안정이 된 1956년에 6·25전쟁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날을 6월6일로 정한 데에는 이러한 사회·역사적 사실이 배경이 됐다.
[우리말 산책] 현충일을 ‘망종’ 때로 삼은 까닭은 - 경향신문 (khan.co.kr)
People’s Artist of Russia
Alexander KNYAZEV
plays Bach
Recorded by Moscow Conservatory Television on 16th December 2022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1685-1750)
무반주첼로 모음곡 1번Suite No. 1 in G major, BWV 1007
1. Prelude
2. Allemande
3. Courante
4. Sarabande
5. Menuets I & II
6. Gigue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1685-1750)
무반주첼로 모음곡 2번Suite No. 2 in D minor, BWV 1008
1. Prelude
2. Allemande
3. Courante
4. Sarabande
5. Menuets I & II
6. Gigue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1685-1750)
무반주첼로 모음곡 3번Suite No. 3 in C major, BWV 1009
1. Prelude
2. Allemande
3. Courante
4. Sarabande
5. Bourres I & II
6. Gigue
알렉산드르 크냐제프Alexander Knyazev 첼로
https://www.youtube.com/watch?v=M49IqJWgq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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