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차이콥스키 ‘사계’ : 데니스 마추예프

들꽃 호아저씨 2024. 6. 12. 21:32

 

 

나와 함께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 / 김남주

 

내가 심고 가꾼 꽃나무는

아무리 아쉬워도

나 없이 그 어느 겨울을

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땅의 꽃은 해마다

제각기 모두 제철을

잊지 않을 것이다.

 

내가 늘 찾은 별은

혹 그 언제인가

먼 은하계에서 영영 사라져

더는 누구도 찾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하늘에서는 오늘밤처럼

서로 속살일 것이다.

언제나 별이

 

내가 내켜 부른 노래는

어느 한 가슴에도

메아리의 먼 여운조차

남기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삶의 노래가

왜 멎어야 하겠는가

이 세상에서

 

무상이 있는 곳에

영원도 있어

희망이 있다.

나와 함께 모든 별이 꺼지고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

내가 어찌 마지막으로

눈을 감는가.

 

-『나와 함께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김남주, 창작과비평사, 1995, 128-129쪽)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1840-93)
‘사계’The Seasons, Op. 37a (Royal Concertgebouw, 2015)
 
'January' 불가에서(By the Hearth) Moderato semplice, ma espressivo
'February' 사육제(The Carnival) Allegro giusto
'March' 종달새의 노래(Song of the Lark) Andantino espressivo
'April' 눈송이(Snowdrop) Allegretto con moto e un poco
'May' 백야(White Nights) Andantion
'June' 뱃노래(Barcarolle) Andante cantabile
'July' 수확의 노래(Reaper's Song) Allegro moderato con moto
'August' 추수(The Harvest) Allegro vivace
'September' 사냥(The Hunt) Allegro non troppo
'October' 가을의 노래(Autumn Song) Andante doloroso e molto cantabile
'November' 삼두마차(On the Troika) Allegro moderato
'December' 크리스마스(Christmas) Tempo di Valse
 
데니스 마추예프Denis Matsuev 피아노
Denis Matsuev, a virtuoso in the grandest of Russian pianistic tradition, gave this remarkable recital
Live from the Royal Concertgebouw, Amsterdam, 2015
https://www.youtube.com/watch?v=lFgkZjFp8q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