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내일(6.10) 시청에 나가야 하는데...”
- 이한열 열사(1966-1987) 생애 마지막 말
한 알의 씨앗이 광야를 불사르다
모진 세상사는 건 누구의 죄요.
아니요
이건 죄도 보상도 아니요.
모진 세상사는 건 누구도 탓할 수 없는
바로 당신이 살고 있는 거요.
미치도록 이 세상을 살고 싶소.
조각조각 내 몸과 내 마음이 산산이 부서진다 해도
그 누군가 나의 조각을 딛고,
이 세상을, 이 더러운 진흙땅을
살아간다면,
그저 내 이름 나만이 간직하는 걸로 만족하겠소.
하나, 울화가 치밀어 눈 감을 수 없다면,
그 누군가 편히 눈감고 낮잠을 청할 수 있다면,
난, 그가 더 빨리 썩을 수 있다는 걸로 만족하겠소.
나의 씨앗이 광야를 불사를 수 없어도 좋소.
어차피 그건 관념의 광야이므로.
이 세상 내 눈이 받아들인 나의 한계이므로.
그러나,
내 오직 나의 한 욕심은
부디 썩을 수 있는, 방부제로 물들여지지 않은
어머니의 투박한 청국장처럼
그렇게 순진한 내 몸과 내 마음을
갖는 것 뿐이오.
그게 전부이외다.
1986.12.6. 이한열
그대 왜 가는가
그대 왜 가는가
어딜 가는가
그대 등 뒤에 내리깔린 쇠사슬을
마저 손에 들고 어딜 가는가
이끌려 먼저 간 그대 뒤를 따라
사천만 형제가 함께 가야 하는가
아니다.
억압의 사슬은 두 손으로 뿌리치고
짐승의 철퇴는 두발로 차 버리자
그대 끌려간 그 자리 위에
민중의 웃음을 드리우자
그대 왜 갔는가
어딜 갔는가
그대 손목 위에 드리워진 은빛 사슬을
마저 팔찌끼고 어딜 갔는가.
- 이한열 열사(1966-1987) 유고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