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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 마르크 코페이 - "동백꽃 붉은 숲속에 와서 - 김남주 시인에게" : 김남주(1946-1994)

들꽃 호아저씨 2021. 10. 12. 05:16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남의 자유 억누르고 자유로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세상에

남의 밥 앗아 먹고 배부를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세상에

압제자 말고 부자들 말고는"

('이 세상에' 중)

 

- <김남주 평전> 중에서

김남주(1946-1994)


 

 

동백꽃 붉은 숲속에 와서 - 김남주 시인에게 / 나종영

 

사람들은 안다 동백꽃 숲속에 가면

겨울 시린 눈바람에

동백꽃 붉은 꽃잎 떨어져

무엇이 되는가를

 

사람들은 안다 동백꽃 숲속에 서면

바닷새 울음소리 끝에

무엇이 남아 핏빛 불꽃으로 피어나는가를

 

이 세상 아름다운 나라

꿈을 그리던 시인이 쓰러지던 날

이 세상 순결한 나라

세우고 싶었던 가슴 뜨거운 전사가 스러지던 날

이 땅에 죽음보다 깊은 폭설이 내리고

 

사람들은 울었다

울음끝에 가까스로 남아 있는

불씨에 매달려 울고 또 울었다

붉은 동백꽃잎 소리 없이 지고

사람들은 보았다 별 하나

이 땅의 큰 별 하나 떨어져

먼 하늘 어둠의 나라로 스러져 가는 것을

 

별 하나 지고 동백꽃 피고

또 별 하나 지고

동백꽃 붉은 꽃잎 무더기로 피어나는 것을

 

사람들은 보았다

멀리 봄이 오는 겨울바다

찬 별빛 쏟아지는 동백꽃 숲속에 서서

아직은 푸르른 깃발 내릴 수 없다는 것을.

 

 

-열사 시집 <그대는 분노로 오시라>(도서출판b,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