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프레데릭 쇼팽 : 필리프 코파체프스키, 알렉세이 멜니코프 - 역전 사진관집 이층 : 신경림

들꽃 호아저씨 2022. 4. 10. 10:06

 

프레데릭 쇼팽Frédéric Chopin(18101849)

 

녹턴Nocturne in C sharp minor, Op. posth, B. 49

녹턴Nocturne in E flat major, Op. 9 No. 2

폴로네이즈Polonaise in A flat major, Op. 53 영웅"Heroic"

환상곡Impromptu Fantasia in C sharp minor, Op. 66

마주르카Mazurka in B-flat major, Op. 7 No. 1

마주르카Mazurka in A minor, Op. 17 No. 4

왈츠Waltz in C sharp minor, Op. 64 No. 2

왈츠Waltz in D flat major, Op. 64 No. 1

왈츠Waltz in E minor, Op. posth, B. 59

필리프 코파체프스키Philipp Kopachevsky 피아노

 

마주르카 셋Three Mazurkas, Op. 63: No. 1 in B Major, No. 2 in F minor, No. 3 in C sharp minor

녹턴Nocturne in C sharp minor, Op. 27 No. 1

녹턴Nocturne in D flat major, Op. 27 No. 2

발라드 4번Ballad No. 4 in F minor, Op. 52

알렉세이 멜니코프Alexey Melnikov 피아노

 

https://www.youtube.com/watch?v=cc92dcJ4QiU

 

필리프 코파체프스키Philipp Kopachevsky 피아노 / 알렉세이 멜니코프Alexey Melnikov 피아노

 

 

 

역전 사진관집 이층

                        - 신경림​

사진관 집 이층에 하숙을 하고 싶었다.

한밤에도 덜커덩덜커덩 기차가 지나가는 사진관에서

낙타와 고래를 동무로 사진을 찍고 싶었다.

아무 때나 나와 기차를 타고 사막도 바다도 갈 수 있는,

누군가 날 기다리고 있을 그 먼 곳에 갈 수 있는,

어렸을 때 나는 역전 그 이층에 하숙을 하고 싶었다.

이제는 꿈이 이루어져 비행기를 타고

사막도 바다도 다녀봤지만, 나는 지금 다시

그 삐걱대는 다락방에 가 머물고 싶다.

아주 먼 데서 찾아왔을 그 사람과 함께 누워서

덜컹대는 기차 소리를 듣고 싶다.

양철지붕을 두드리는 소낙비 소리를 듣고 싶다.

낙타와 고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다.

다락방을 나와 함께 기차를 타고 싶다.

그 사람이 날 찾아온 길을 되짚어가면서

어두운 그늘에도 젖고 눈부신 햇살도 쬐고 싶다.

그 사람의 지난 세월 속에 들어가

젖은 머리칼에 어른대는 달빛을 보고 싶다.

살아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첫날을

다시 그 삐걱대는 사진관 집 이층에 가 머물고 싶다.

-『사진관집 이층』(신경림, 창비,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