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슈베르트 피아노오중주 ‘송어’, 현악사중주 15번 : 모딜리아니사중주단, 얀 두보스트, 프랑크 브랠리 - 꾀병 : 박준

들꽃 호아저씨 2022. 4. 23. 09:46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1797-1828)

피아노오중주 ‘송어’Piano Quintet in A major, D. 667 "Die Forelle"

I. Allegro vivace

II. Andante

III. Scherzo. Presto

IV. Andantino

V. Finale. Allegro giusto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1797-1828)

현악사중주 15번Quatuor à cordes n°15 in G major opus161 D887

I. Allegro molto moderato

II. Andante un poco moto

III. Scherzo. Allegro vivace - Trio. Allegretto

IV. Allegro assai

 

모딜리아니사중주단Quatuor Modigliani

아마우리 쾨이토Amaury Coeytaux 바이올린

로익 리오Loïc Rio 바이올린

로랑 마파잉Laurent Marfaing 비올라

프랑수아 키퍼François Kieffer 첼로

얀 두보스트Yann Dubost 더블베이스

프랑크 브랠리Frank Braley피아노

 

2022년 1월 18일 04시 30분Concert enregistré à la Philharmonie de Paris (Salle des concerts - Cité de la musique) le 17 janvier 2022

https://live.philharmoniedeparis.fr/concert/1135418/

 

Philharmonie de Paris Live - Quatuor Modigliani : Schubert

Concert enregistré à la Philharmonie de Paris (Salle des concerts - Cité de la musique) le 17 janvier 2022

live.philharmoniedeparis.fr

 

모딜리아니사중주단Quatuor Modigliani

 

 

 

꾀병 / 박 준

 

나는 유서도 못 쓰고 아팠다 미인은 손으로 내 이마와 자신의 이마를 번갈아 짚었다 "뭐야 내가 더 뜨거운 것 같아" 미인은 웃으면서 목련꽃같이 커다란 귀걸이를 걸고 문을 나섰다

한 며칠 괜찮다가 꼭 삼 일씩 앓는 것은 내가 이번 생의 장례를 미리 지내는 일이라 생각했다 어렵게 잠이 들면 꿈의 길섶마다 열꽃이 피었다 나는 자면서도 누가 보고 싶은 듯이 눈가를 자주 비볐다

 

힘껏 땀을 흘리고 깨어나면 외출에서 돌아온 미인의 옆에 잠들어 있었다 새벽 즈음 나의 유언을 받아 적기라도 한 듯 피곤에 반쯤 묻힌 미인의 얼굴에는, 언제나 햇빛이 먼저 와 들고 나는 그 볕을 만지는 게 그렇게 좋았다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박준, 문학동네,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