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베토벤 바이올린소나타 9번 ‘크로이처’ :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 누군가의 시 한 편 : 천양희

들꽃 호아저씨 2022. 4. 24. 22:54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바이올린소나타 9번 ‘크로이처’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 9 in A major, Op. 47 (1803)

Ⅰ. Adagio sostenuto – Presto

Ⅱ. Andante con variazioni

Ⅲ. Presto

 

레오니다스 카바코스Leonidas Kavakos 바이올린

엔리코 파체Enrico Pace 피아노

https://www.youtube.com/watch?v=Zbo1U3e555w

 

 

레오니다스 카바코스Leonidas Kavakos 바이올린

 

 

누군가의 시 한 편 / 천양희

어느 잡지의 한 페이지에

누군가의 시 한 편이 들어 있다

누구의 시인지도 모르고 읽는

누군가의 시 한 편

머리에 도둑 든 것처럼 뒤죽박죽 시들이

쓸모없는 모자를 쓴 시들이

위기 극복의 유전자도 없는 시들이 시들해지고

쓸쓸한 시에 맛 떨어질 때

누군가의 시 한 편

입맛 돋우는 봄나물 같아

웰빙시도 좀 먹어봐야지

희망버스 같은 시도 좀 타봐야지

이 무슨 발견인가! 무릎도 좀 쳐봐야지

나는 그만

아무 생각 없는 듯 쓴 누군가의 시 한 편이

너무 좋아서 미울 정도라네

눈물의 뼈 같은

침묵의 뿔 같은

누군가의 시 한 편

-<새벽에 생각하다>(천양희, 문학과지성사,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