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1833-1897)
대학축전서곡Ouverture Académique Op.80
피아노협주곡 1번Concerto Pour Piano Et Orchestre N°1 En Ré Mineur Op.15
I. Maestoso - Poco piu moderato
II. Adagio
III. Rondo : Allegro non troppo
간주곡 1번Intermezzo N°1, Op. 117
교향곡 1번Symphonie N° 1 En Ut Mineur Op. 68
I. Un poco sostenuto - Allegro
II. Andante sostenuto
III. Un poco allegretto e grazioso
IV. Adagio - Allegro non troppo, ma con brio
헝가리춤 1번Danse Hongroise N° 1
파리오케스트라Orchestre de Paris
니콜라스 안겔리치Nicholas Angelich 피아노
파보 예르비Paavo Järvi
매화는 똥이 아니다 / 복효근
오늘 처음 알았다
궁중 언어로 똥을 매화라 한다는 것을,
똥을 누고는 매화를 보았다고 한다는 것을
서민과 궁중 사람들 사이의 거리만큼이나
똥과 매화의 거리가 아득하여
도저히 그랬을 성 싶잖은데
동음이의어인지는 모르되 사전에 버젓이 나와 있다
얼마나 구렸으면 똥을 매화로 여기고 싶었을까
반어적 사고라고 생각하자 해도
궁중 사람들은 정말 똥을 누면
매화꽃이 피고 매화향이 그득했을까 싶기도 하다
똥을 매화라 불렀다면
그러면 매화를 똥이라 불렀을까
매화를 똥이라 부른다면
늘 똥 싸놓고 매화타령만 하는 그 사람들이야 그렇다고 쳐도
성은이라고는 개떡도 받아본 적 없어도
마당가에 매화 한 그루 꽃 피우면 그 향기에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 운운
지조인지 절개인지를 뼛속까지 새겨넣던
꼬장꼬장한 조선팔도 딸깍발이들이며
억조창생들에게 미안하지 않은가
매화를 똥이라 부른다면
똥거름을 먹고도 청하늘빛 향기를 빚어내는 매화들은
억울하지 않겠는가
아참, 먼 궁중에서나 쓰던 말이라 했지
오늘도 나에겐 똥은 똥이고 매화는 매화다
*桐千年老恒藏曲 梅一生寒不賣香 오동나무 천년 늙었으나, 노래 항상 숨어 있고
매화 늘 추위 속에 서 있지만 향기를 팔지 않는다. -신흠(申欽/1566~1628)
-『마늘촛불』(복효근, 애지,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