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 : 클라우스 마켈라 - 바순 : 하기정

들꽃 호아저씨 2022. 5. 3. 13:29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mitrij Schostakowitsch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7. Sinfonie C-Dur op. 60, »Leningrader Sinfonie«

 I. Allegretto

 II. Moderato (poco allegretto)

 III. Adagio – Largo – Moderato risoluto – Largo – Adagio

 IV. Allegro non troppo – Moderato

 

프랑크푸르트방송심포니hr-Sinfonieorchester – Frankfurt Radio Symphony

클라우스 마켈라Klaus Mäkelä

hr-Sinfoniekonzert Alte Oper Frankfurt, 1. November 2019

https://www.youtube.com/watch?v=GB3zR_X25UU&t=148s

 

클라우스 마켈라Klaus Mäkelä

 

 

바순 / 하기정

 

 

그는 슬픔에 관한 한

긴 목을 지녔다

바람의 구멍을 열면

두 개의 목이

서로의 목구멍에 대고

울음을 불어 넣었다

 

달빛을 가르는 여름 나무의

녹청색 그림자들

놋쇠 바닥에 달라붙은

저녁의 검은 그을음

 

울음통의 깊은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눈물과 같은 비소와

눈웃음을 그은 선과 같이

 

침묵이 그를 긴 관에 눕혔다

관통하는 게 울음인지 노래인지

한통속으로 통했다

 

빛나는 관록과도 같이

젊고 마디 굵은

청춘의 목울대에 빨대를 꽂고

 

숨을 불어 넣자

길고 긴 울음을

연주했다

 

 - 제2회 시인뉴스 포엠 시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