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 : 이반 피셔 -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 오규원

들꽃 호아저씨 2022. 5. 4. 02:40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1797-1828)

교향곡 8 '미완성'Sinfonie h-Moll D 759 „Unvollendete“ Symphony No 8 B minor Unfinished

I. Allegro moderato

II. Andante con moto

 

부다페스트페스티벌오케스트라Budapest Festival Orchestra

이반 피셔Iván Fischer

February 28, 2014 at the Béla Bartók National Concert Hall in Budapest

https://www.youtube.com/watch?v=3tisvEpblig

 

이반 피셔Iván Fischer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 오규원(1941~2007)

 

잠자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는 것을, 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두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1시와 2시의 틈 사이로

1시와 2시의 공상의 틈 사이로

문득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내 머리에 찬물을 한 바가지 퍼붓는다.

할 말 없어 돌아누워 두 눈을 멀뚱하고 있으면,

내 젖은 몸을 안고

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 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

악마 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

-왕자가 아닌 한 아이에게(문학과지성사, 1978)

 

 

“한적한 오후다

불타는 오후다

더 잃을 것이 없는 오후다

나는 나무 속에서 자 본다”

- 오규원 시인이 제자 이원 시인의 손바닥에 손톱으로 남긴 마지막 글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