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춤 / 문인수
막춤이란 닥치는 대로 몸을 나부대는 것이 아니라, 필생의 시간을 그려내는 마지막 동작이구나 싶다.
시꺼먼 고무치마 두르고 도심 인파 속을 오체투지 기어 다니던 사내, 요즘 보이지 않는다. 플라스틱 동냥바가지도, 슬픈 피리소리도 없이 이 커다란 문어는 공동어시장 시멘트 바닥을 면밀히 탐색하고 있다.
해저의 저 느린 춤, 놈의 가눌 길 없는 머리통은 이제 말할 수 없이 무거운 짐이다. 사내가 끌던 깜깜하고도 질긴 하반신, 뚜벅뚜벅 걸어간 곳은 어디일까.
죽음은 그 어떤 삶도 놓치지 않고 깨끗하게 챙긴다.
문어가 움직이는 대로 나도 모르게 내 마음이 지금 따라 하는 짓, 같은 것을 느낀다. 율동이나 스텝이 똑같아서 놀랍다. 막춤은 쉽다?
- 『배꼽』(문인수, 창비, 2008)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mitri Shostakovich(1906-1975)
첼로협주곡1번No. 1 in E-flat major, Op. 107
I. Allegretto
II. Moderato
III. Cadenza
IV. Allegro con moto
안톤 브루크너Anton Bruckner(1824~1896)
교향곡 6번Symphony No.6 in A Major
I. Maestoso
II. Adagio. Sehr feierlich
III. Scherzo. Nicht schnell — Trio. Langsam
IV. Finale. Bewegt, doch nicht zu schnell
파리오케스트라Orchestre de Paris
고티에 카푸숑Gautier Capuçon첼로
에사-페카 살로넨Esa-Pekka Salonen
https://live.philharmoniedeparis.fr/concert/1132721/
Philharmonie de Paris Live - Orchestre de Paris, Esa-Pekka Salonen, Gautier Capuçon : Chostakovitch, Bruckner
Concert enregistré à la Philharmonie de Paris (Grande salle Pierre Boulez - Philharmonie) le 01 décembre 2021
live.philharmoniedeparis.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