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글마당] 띄어쓰기와 붙여쓰기
유머 강사가 펴낸 책에 띄어쓰기와 관련된 유머가 있다. 마음의 평화를 잃으면 천국은 어디에도 없다(no where). 내적 평화를 되찾으면 천국은 바로 지금 여기 있다(now here).
한국어 버전도 있다. △보내지 않을 거야:그럼, 바위 내든지 △너 회사에서 못생겼다고 소문났어:나는 망치 생겼다고 소문났고 △넌 이쁜 천사:난 재봉틀 살게 △다시 만나줘:미역은 너 줄게 △나 미치기 일보 직전이야:난 (도레미)파 칠 거야 △너밖에 없어:나 안에 있어.
물론 웃자고 하는 얘기지만 띄어쓰기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생길 만한 동문서답이다.
한글맞춤법은 제1장 총칙에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제5장에서 자세하게 설명한다. 많은 언중이 혼란을 겪을 만한 띄어쓰기 용례를 들여다보자.
△'일이 이뤄지지 않았다'를 의미할 때는 아니(부사)+되다(자동사) 꼴의 '안 됐다'로 띄어 쓰지만 '안타까워 마음이 언짢다' '해쓱하다' '좋게 이뤄지지 않다'를 의미할 때는 형용사 '안됐다'로 붙여 쓴다. △'그럴 것 같다'를 의미할 때는 그렇다(형용사)+듯하다(보조 형용사) 꼴의 '그럴 듯하다'로 띄어 씀이 원칙이지만, '제법 훌륭하다'를 의미할 때는 형용사 '그럴듯하다'로 붙여 쓴다. △'여럿 가운데'를 의미하는 '그중'은 명사로 붙여 쓰지만 '이 중'은 '겹침'을 의미하는 '二重'과 구분하기 위해 띄어 쓴다. △바로 전에 지나간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지난봄 지난여름 지난가을 지난겨울로 붙여 쓰지만 더 오래된 시점을 얘기할 때는 띄어 쓴다. △'운전 시' '작업 시' 등과 같은 경우 명사+명사 꼴로 띄어 쓰지만 '유사시' '평상시' 등은 자체가 하나의 명사가 돼 붙여 쓴다. △만큼은 '일한 만큼'처럼 의존 명사일 때는 띄우지만 '너만큼'처럼 조사로 붙여 쓸 때도 있다. '대로'도 '너대로' '뜻대로' '배운 대로' 꼴로 붙이거나 띄운다.
명절 때 친지들이 모여 윷놀이를 할 때는 걸 치지 겉옷처럼 걸치지 않는다.
교열부 김선동 기자http:// sdong@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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