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이야기

[우리말 이야기] 띄어쓰기와 붙여쓰기

들꽃 호아저씨 2022. 5. 14. 10:50

 

 

[말글마당] 띄어쓰기와 붙여쓰기

 

유머 강사가 펴낸 책에 띄어쓰기와 관련된 유머가 있다. 마음의 평화를 잃으면 천국은 어디에도 없다(no where). 내적 평화를 되찾으면 천국은 바로 지금 여기 있다(now here).

 

한국어 버전도 있다. 보내지 않을 거야:그럼, 바위 내든지 너 회사에서 못생겼다고 소문났어:나는 망치 생겼다고 소문났고 넌 이쁜 천사:난 재봉틀 살게 다시 만나줘:미역은 너 줄게 나 미치기 일보 직전이야:(도레미)파 칠 거야 너밖에 없어:나 안에 있어.

 

물론 웃자고 하는 얘기지만 띄어쓰기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생길 만한 동문서답이다.

 

한글맞춤법은 제1장 총칙에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제5장에서 자세하게 설명한다. 많은 언중이 혼란을 겪을 만한 띄어쓰기 용례를 들여다보자.

 

'일이 이뤄지지 않았다'를 의미할 때는 아니(부사)+되다(자동사) 꼴의 '안 됐다'로 띄어 쓰지만 '안타까워 마음이 언짢다' '해쓱하다' '좋게 이뤄지지 않다'를 의미할 때는 형용사 '안됐다'로 붙여 쓴다. '그럴 것 같다'를 의미할 때는 그렇다(형용사)+듯하다(보조 형용사) 꼴의 '그럴 듯하다'로 띄어 씀이 원칙이지만, '제법 훌륭하다'를 의미할 때는 형용사 '그럴듯하다'로 붙여 쓴다. '여럿 가운데'를 의미하는 '그중'은 명사로 붙여 쓰지만 '이 중''겹침'을 의미하는 '二重'과 구분하기 위해 띄어 쓴다. 바로 전에 지나간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지난봄 지난여름 지난가을 지난겨울로 붙여 쓰지만 더 오래된 시점을 얘기할 때는 띄어 쓴다. '운전 시' '작업 시' 등과 같은 경우 명사+명사 꼴로 띄어 쓰지만 '유사시' '평상시' 등은 자체가 하나의 명사가 돼 붙여 쓴다. 만큼은 '일한 만큼'처럼 의존 명사일 때는 띄우지만 '너만큼'처럼 조사로 붙여 쓸 때도 있다. '대로''너대로' '뜻대로' '배운 대로' 꼴로 붙이거나 띄운다.

 

명절 때 친지들이 모여 윷놀이를 할 때는 걸 치지 겉옷처럼 걸치지 않는다.

 

교열부 김선동 기자http:// sdong@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