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이야기

[우리말 이야기] 판이하게 다르다고요?

들꽃 호아저씨 2022. 5. 17. 12:02

 

 

[우리말 바루기] 판이하게 다르다고요?

 

쌍둥이인데도 다르게 생긴 경우 이란성, 꼭 닮은 경우 일란성이라고 한다. 일란성 쌍둥이여도 얼굴이 닮았을 뿐 성격은 다르다고 한다. 이처럼 무엇이 다른 경우 그 차이가 크다면 판이하게 다르다는 표현을 쓰곤 한다.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취향이 판이하게 다르다가 이런 예다.

 

판이하다판가름할 판()’ 자에 다를 이()’ 자를 써서 비교 대상의 성질이나 모양·상태 등이 아주 다르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판이하게 다르다는 어떻게 될까? ‘판이하다가 이미 다르다는 뜻을 담고 있으므로 판이하게 다르다다르게 다르다와 같은 중복된 형태가 돼 버린다. 따라서 성격이 판이하다” “성격이 다르다또는 취향이 판이하다” “취향이 다르다처럼 판이하다다르다중 하나만 선택해 사용해야 한다.

 

이와 비슷하게 잘못 쓰는 표현으로 상이하게 다르다가 있다. “양측의 상이하게 다른 의견으로 회의가 부결됐다등처럼 쓰이기 일쑤다. ‘상이하다역시 서로 상()’ 자와 다를 이()’ 자가 만나 이루어진 단어이므로 이미 다르다는 뜻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상이하게 다른 의견은 의미가 중복되므로 상이한 의견이나 다른 의견과 같이 둘 중 하나만 써야 한다.

 

판이하게 다르다거나 상이하게 다르다고 쓰는 이유는 판이하다’ ‘상이하다아주’ ‘매우정도의 뜻으로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다. ‘판이하다상이하다는 모두 다르다는 뜻이므로 다르다와는 함께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김현정 기자http://nomadicwrite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