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
여우가 토끼를 쫓다가 놓쳤다. 왜일까? 토끼는 살고자 죽을힘을 다해 도망쳤지만 한 끼 식사를 위해 뒤쫓았던 여우는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이란 생각으로 뛰어서다.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이란 태도는 목표 달성도 어렵게 하지만 어법적으로도 모순된 행동이다. ‘되다’의 어간 ‘되-’에 연결어미 ‘-어도’가 결합한 형태이므로 ‘되어도 그만 안 되어도 그만’이라고 해야 의미가 통한다. ‘되어도’를 줄여 ‘돼도 그만 안 돼도 그만’이라고도 사용할 수 있다.
‘되고/되는/되니/되면/되지만/된다’처럼 ‘되-’가 ‘-어’로 시작하는 어미와 결합하지 않을 땐 ‘돼-’로 줄어드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지만 ‘되어/되어라/되었다’와 같이 ‘되-’와 ‘-어’가 결합하면 ‘돼/돼라/됐다’로 줄어들 수 있다.
많은 이가 ‘되-’와 ‘돼-’의 표기를 혼동하지만 ‘되’를 ‘하’, ‘돼’를 ‘해’로 바꿔 보면 쉽게 구분된다.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에서 ‘되’ 대신 ‘하’를 넣으면 ‘하도 그만 안 하도 그만’이 되어 어색하다. ‘돼도 그만 안 돼도 그만(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 바른 표현이란 걸 알아차릴 수 있다. “돼고 안 돼고는 네가 하기 나름”도 마찬가지다. ‘되고 안 되고’로 바뤄야 한다.
출처 우리말 배움터
[우리말 바루기] ‘되어서’는 ‘돼서’가 되고
말이 가슴에 박힐 때가 있다. “엄마가 되어서야 딸이 되었다.” 살다 보면 이 말이 큰 울림이 되는 순간이 온다.
‘되/돼’와 관련해 맞춤법에 혼란을 겪는 이들에게도 이 말을 선물하고 싶다. ‘되어서야’와 ‘되었다’를 줄여 보자. 의외로 오답을 내는 이가 많다. “엄마가 되서야 딸이 됐다”고 하면 안 된다. “엄마가 돼서야 딸이 됐다”가 바르다.
“부모가 되어야 부모의 마음을 안다”도 마찬가지다. ‘되어야’는 ‘돼야’로 축약된다. “엄마가 되니 엄마가 보인다”는 어떨까? ‘되니’는 더 줄지 않는다.
동사 ‘되다’의 어간 ‘되-’에 모음 어미 ‘-어/-어서/-었-’ 등이 붙어 활용될 때는 ‘되-’와 ‘-어’를 축약해 ‘돼/돼서/됐다’와 같이 ‘돼’로 적는다. 자음 어미가 붙어 활용될 때는 줄어들지 않으므로 ‘되고/되니/되면’처럼 ‘되’로 표기한다.
사실상 발음으로는 ‘되/돼’를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혼동을 주는 요인이다. “안 되요”와 “안 돼요”, “안 되죠”와 “안 돼죠”가 특히 헷갈린다.
구분법은 간단하다. ‘돼’는 ‘되어’가 축약된 말이다. 무엇을 써야 할지 망설여진다면 ‘되어’를 넣어 보면 된다. 자연스러우면 ‘돼’로 표기하고, 어색하면 ‘되’로 적는다고 생각하면 쉽다.
“안 돼죠”의 ‘돼’를 ‘되어’로 바꾸면 “안 되어죠”가 돼 부자연스럽다. “안 되죠”가 바른 표현임을 알 수 있다. ‘-죠’는 어미 ‘-지’에 보조사 ‘요’가 결합한 ‘-지요’의 준말이므로 “안 되지요” “안 되죠”로 써야 한다. “안 돼요”의 경우 ‘돼’를 ‘되어’로 바꿔도 자연스럽다. “안 되어요”는 말이 되므로 “안 돼요”가 바른 표현임을 알 수 있다.
이은희 기자http:// lee.eunhee@jtbc.co.kr
[우리말 바루기] 가장 어려운 맞춤법 ‘되’와 ‘돼’
최근 취업포털이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가장 헷갈리는 맞춤법을 조사한 결과 띄어쓰기를 제외하면 ‘되’와 ‘돼’ 구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돼’는 ‘되어’의 준말이다. 즉 ‘돼=되어’다. 따라서 ‘되어’로 바꾸어 보아 말이 되면 ‘돼’로 쓰고 그렇지 않으면 ‘되’를 사용하면 된다. “그는 어느새 성인이 돼[되어] 있었다”가 이런 경우다.
문제는 문장이 끝날 때다. “자랑해도 되/돼” “빨리 가야 되/돼”와 같이 문장이 끝날 때 쓰이는 ‘되/돼’가 헷갈린다. 이때는 ‘되어’로 바꾸어 보아도 구분하기 어렵다.
이처럼 문장의 맨 끝에서 홀로 쓰일 때는 ‘돼’가 맞다고 생각하면 된다. ‘되’는 동사 ‘되다’의 어간이기 때문에 홀로 쓰일 수 없는 까닭이다. 즉 어간 ‘되’는 ‘되니, 되어, 되면’ 등처럼 뒤에 어미가 붙어야 비로소 제 구실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자랑해도 되”처럼 쓰일 수는 없다. 이때는 ‘되’에 어미 ‘-어’가 붙어 ‘되어’ 형태가 되고 이것이 준 ‘돼’가 사용된다. 그러므로 “자랑해도 돼” “빨리 가야 돼”가 된다. “밥 먹어” “같이 읽어”처럼 ‘-어’가 붙지 않고 어간 ‘먹’이나 ‘읽’만으로 말이 끝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문장의 맨 끝에서 쓰일 때는 ‘돼’라는 사실을 추가로 기억하면 큰 어려움이 없다.
배상복 기자 http://sbbae@joongang.co.kr
[우리말 바루기] 그러면 안 되죠? 안 돼요!
러시아 월드컵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약체로 평가받던 팀들이 강팀의 덜미를 잡으며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변이 속출하며 중계진의 입도 바빠진다. “더 이상 실수가 나오면 안 되죠” “더는 실점하면 안 돼요”라며 해설을 이어 나간다. 이때 짚고 넘어가야 할 표기가 있다. “안 되죠”와 “안 돼죠”, “안 되요”와 “안 돼요”다. ‘되’와 ‘돼’는 자주 틀리는 맞춤법으로 무엇이 바른지 헷갈린다는 이가 많다.
구분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돼’는 ‘되어’가 줄어든 말이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되어’를 넣어 자연스러우면 ‘돼’로 적고, 부자연스러우면 ‘되’로 적으면 된다고 생각하면 쉽다.
“안 돼죠”의 경우 ‘돼’를 ‘되어’로 바꾸니 “안 되어죠”가 돼 어색하다. “안 되죠”가 바른 표현임을 알 수 있다. ‘-죠’는 종결어미 ‘-지’에 보조사 ‘요’가 결합한 말인 ‘-지요’의 준말이므로 “안 되지요” “안 되죠”로 써야 한다.
“안 돼요”의 경우는 ‘돼’를 ‘되어’로 바꿔도 자연스럽다. “안 되어요”는 말이 되므로 “안 되요”가 아닌 “안 돼요”가 올바른 표현임을 알 수 있다.
‘되다’의 어간 ‘되-’에 어미 ‘-어/-어서/-었-’ 등이 붙어 활용될 때는 ‘되-’와 ‘-어’를 축약해 ‘돼/돼서/됐다’처럼 ‘돼’로 표기할 수 있다. 자음 어미가 붙어 활용될 때는 축약되지 않으므로 ‘되고/되니/되면’처럼 ‘되’로 적는다.
이은희 기자http:// lee.eunhee@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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