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1810 ~ 1856)
피아노소나타 1번Piano Sonata No.1 in F sharp minor, Op.11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1811-1886)
순례의 해에서From "Années de pèlerinage": 둘째 해, 이탈리아deuxième année, Italie(소나타풍 환상곡 단테를 읽고서) 둘째 해, 이탈리아에서 '혼례'
리하르트 바그너/프란츠 리스트 Richard Wagner/Franz Liszt,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이졸데의 사랑의 죽음Isoldes Liebestod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1811-1886) 순례의 해에서From "Années de pèlerinage": 둘째 해deuxième année, Italie.추가 베네치아와 나폴리 Supplément Venezia e Napoli
Encores:
프란츠 슈베르트/프란츠 리스트Franz Schubert/Franz Liszt, 아베 마리아Ave Maria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ergueï Rachmaninov, 악흥의 순간Moment musical in E minor, Op.16 No.4
라자르 베르만Lazar Berman 피아노
https://www.youtube.com/watch?v=jIjoPC_rWg8



자두 / 이상국
나 고등학교 졸업하던 해 대학 보내달라고 데모했다
먹을 줄 모르는 술에 취해
땅강아지처럼 진창에 나뒹굴기도 하고
사날씩 집에 안 들어오기도 했는데
아무도 알은척을 안해서 밥을 굶기로 했다
방문을 걸어 잠그고 우물물만 퍼 마시며 이삼일이 지났는데
아버지는 여전히 논으로 가고
어머니는 밭매러 가고
형들도 모르는 척
해가 지면
저희끼리 밥 먹고 불 끄고 자기만 했다
며칠이 지나고 이러다간 죽겠다 싶어
밤 되면 식구들이 잠든 걸 확인하고
몰래 울 밖 자두나무에 올라가 자두를 따 먹었다
동네가 다 나서도 서울 가긴 틀렸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렇게 낮엔 굶고 밤으로는 자두로 배를 채웠다
내 딴엔 세상에 나와 처음 벌인 사투였는데
어느날 밤 어머니가 문을 두드리며
빈속에 그렇게 날 것만 먹으면 탈 난다고
몰래 누룽지를 넣어주던 날
나는 스스로 투쟁의 깃발을 내렸다
나 그때 성공했으면 뭐가 됐을까
자두야
-『달은 아직 그 달이다』(이상국, 창비,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