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투표했다 / 류시화
나는 첫 민들레에게 투표했다
봄이 왔다고 재잘대는 시냇물에게 투표했다
어둠 속에서 홀로 지저귀며
노래값 올리는 밤새에게 투표했다
다른 꽃들이 흙 속에 잠들어 있을 때
연약한 이마로 언 땅 뚫고
유일하게 품은 노란색 다 풀어 꽃 피우는
얼음새꽃에게 투표했다
나는 흰백일홍에게 투표했다
백 일 동안 피고 지고 다시 피는 것이
백 일을 사는 방법임을 아는 꽃에게 투표했다
두 심장 중에서 부서진 적 있는 심장에게 투표했다
부적처럼 희망을 고이 접어
가슴께에 품는 야생 기러기에게 투표했다
나는 잘린 가지에 돋는 새순의 연두색 용지에 투표했다
선택된 정의 앞에서는 투명해져 버리는
투표용지에 투표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와 ‘네가 틀릴 수도 있다’ 중에서
‘내가 틀릴 수도 있다’에 투표했다
‘나는 바다이다’라고 노래하는 물방울에게 투표했다
나는 별들이 밤하늘에 쓰는 문장에 투표했다
삶이 나에게 화가 난 것이 아니라
내가 삶에게 화가 난 것이라는 문장에,
아픔의 시작은 다른 사람에게 있을지라도
그 아픔 끝내는 것은 나에게 달려 있다는 문장에,
오늘은 나의 몫, 내일은 신의 몫이라는 문장에 투표했다
내가 가슴의 색을 잃었을 때
물감 빌려주는 엉겅퀴에게 나는 투표했다
새벽을 훔쳐 멀리 달아났던 스무 살에게,
몸은 돌아왔으나 마음은 그 시간에 머물러 있는
사랑에게 투표했다
행복과 고통이 양쪽 면에 새겨져 있지만
고통 쪽은 다 닳아 버린 동전에게 투표했다
시의 행간에서 숨을 멈추는 사람에게 투표했다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류시화, 수오서재, 2022)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바이올린 파르티타1번Violin Partita no. 1 in B minor BWV 1002
Ⅰ. Allemanda
Ⅱ. Double
Ⅲ. Corrente
Ⅳ. Double. Presto
Ⅴ. Sarabande
Ⅵ. Double
Ⅶ. Tempo Di Borea
Ⅷ. Double
기돈 크레머Gidon Kremer 바이올린
in front of the gleaming gold altar of the Church of St. Nikolaus in Lockenhaus, Burgenland. The recording dates from 2006.
https://www.youtube.com/watch?v=gipH7lZon88&t=122s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1685 – 1750)
무반주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Partita n. 2 in d-Moll für Violine BWV 1004
I. Allemanda
II. Corrente
III. Sarabanda
IV. Giga
V. Ciaccona
기돈 크레머Gidon Kremer 바이올린
in front of the gleaming gold altar of the Church of St. Nikolaus in Lockenhaus, Burgenland. The recording dates from 2006.
https://www.youtube.com/watch?v=AO1-68uB-OU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1685-1750)
무반주바이올린 파르티타 3번Partita No. 3 for Solo Violin in E major, BWV 1006 (1720)
Ⅰ. Preludio
Ⅱ. Loure
Ⅲ. Gavotte en Rondeau
Ⅳ. Menuett I & II
Ⅴ. Bourrée
Ⅵ. Gigue
기돈 크레머Gidon Kremer 바이올린
in front of the gleaming gold altar of the Church of St. Nikolaus in Lockenhaus, Burgenland. The recording dates from 2006.
https://www.youtube.com/watch?v=IWwTJekKE74






'음악과 시가 만날 때'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바흐 바이올린소나타 1번, 2번, 3번 : 프랑크 페터 짐머만, 엔리코 파체 - 오월 유사(五月遺事) : 김사인 (0) | 2022.05.31 |
|---|---|
| 바흐 바이올린협주곡 1번, 2번 : 빌데 프랑, 필립 헤레베헤 - 꽃이 먼저 알아 / 한용운 (0) | 2022.05.31 |
| 쇼스타코비치 첼로협주곡1번, 브루크너 교향곡 6번 : 고티에 카푸숑, 에사-페카 살로넨 - 그렇고 그려 : 이정록 (0) | 2022.05.31 |
|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1번 :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라두 루푸, 니콜라스 안겔리치 - 나의 외로운 정부 : 송경동 - 김세진·이재호 열사에게 (0) | 2022.05.31 |
| 라흐마니노프 전주곡 스물넷 : 니콜라이 루간스키, 그리고리 소콜로프 - 해마다 유월이면 : 최승자 (0) | 2022.05.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