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4번 : 발레리 게르기예프 - 밥심 : 유혜영

들꽃 호아저씨 2022. 6. 18. 11:00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mitri Shostakovich

교향곡 4번Symphony No 4 in C minor op 43

I. Allegretto poco moderato – Presto – Tempo uno

II. Moderato con moto

III. Largo – Allegro

 

마린스키 극장 오케스트라와 합창단Orquesta y Coros del Mariinsky Theatre

발레리 게르기예프Valery Gergiev

2013/14 년 라이브 녹화

콘서트 홀 : Salle Pleyel-파리-프랑스

https://www.youtube.com/watch?v=-Us8ElJ3yUY

 

발레리 게르기예프Valery Gergiev

 

 

밥심  / 유혜영
 


밥 한 번 먹읍시다.
처음 만난 그가 헤어지며 손을 내민다.
잡은 손이 아랫목에 묻어놓은 밥그릇처럼 따스하다.
끈끈한 기류가 그와의 간격을 좁힌다.
이미 함께 어딘가 먼 곳에서 온 것 같기도 하고,
쌀 이르는 소리 나는 파도를 타고
다시 그와 멀리 떠날 수도 있을 것만 같다.
설겅설겅 했던 만남이 자작자작 뜸이 든다.
포실한 그의 미소를 숟가락으로 푹푹 퍼먹고 싶다.
설레는 마음 썰어 놓고, 기대감도 다져넣고
마음은 벌써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인다. 
 
함께 밥을 먹는 일은 서로의 가슴을 떠먹는 일이다.
끈적끈적한 밥풀로 꾹꾹 눌러 붙이는 일이다.
그와의 따뜻한 식사.
 


- 시집 『통증 클리닉』 (리포피아,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