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슈베르트 피아노소나타 15번 ‘종교적’, 14번, 19번 : 프란체스코 피에몬테시 - 모르는 척 : 이문재

들꽃 호아저씨 2022. 7. 8. 22:43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1797-1828)

피아노소나타 15 종교적’Piano Sonata n°15 in C Major "Reliquie", D.840 (1825)

I. Moderato

II. Andante

III. Menuetto. Allegretto

IV. Rondo. Allegro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1797-1828)

피아노소나타 14Piano Sonata No 14 in A minor, D 784

. Allegro giusto

. Andante

. Allegro vivace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1797-1828)

피아노소나타 19Piano Sonata No 19 in C minor, D958

I. Allegro

II. Adagio

III. Menuetto: Allegro

IV. Allegro

 

프란체스코 피에몬테시Francesco Piemontesi 피아노

Live at Wigmore Hall

https://www.youtube.com/watch?v=zA12IZ3YDOc

 

프란체스코 피에몬테시Francesco Piemontesi  피아노

 

 

모르는 척 / 이문재

  감나무가, 감 꽃잎 놓아준 자리마다 감 빚어내기 바쁜 감나무가, 매미를 위해 곧추서 있을 리 만무하다.

  기껏해야 이레쯤이니, 날개 닳아 없어질 때까지 맘껏 울고 가도 좋다고, 감나무가 저렇게 우두커니 서 있을 리 만무하다.

  매미도 그렇다. 일곱 해를 땅속에서 난 매미가, 여린 날개 말리며 감나무로 오른 매미가 우화등선하기 위해 우는 것은 아니다.

  일곱 날을 낮밤 안 가리고,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우는 것은 오직 짝을 얻기 위한 것, 짝을 짓기 위한 것, 깨끗이 말라 죽기 위한 것.

  감 익으면 내려 놓아야 할 감나무는, 그래서 모르는 척하는 것이다.

  마른 껍질 벗어야 할 매미도, 그래서 짐짓 미안하지 않은 척하는 것이다.

  피고 지고 울고불고 익어가고 말라가도, 여름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는 것이다.

  읽던 책을 덮고 스위치를 내리고, 나는 덥지 않은 척하는 것이다.

 

 

-『지금 여기가 맨 앞』(이문재, 문학동네,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