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모차르트 리종은 숲에서 잠들다 변주곡, 피아노소나타 4번, 5번, 12번, 쇼팽 녹턴, 발라드, 스케르초 : 엘리소 비르살라제 - 어떤 종이컵에 대한 관찰 기록 : 복효근

들꽃 호아저씨 2022. 7. 14. 08:15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1756-1791)

리종은 숲에서 잠들다 변주곡Variations on "Lison dormait", K.264

 

프레데리크 쇼팽Fryderyk Chopin(1810-1849)

녹턴Nocturne op.55, n°2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피아노소나타 4Piano sonata in e-flat major, K.282

 

프레데리크 쇼팽Fryderyk Chopin(1810-1849)

발라드Ballade n°3, op.47

스케르초Scherzo n°1, op.20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1756-1791)

피아노소나타 5Piano sonata in g major, K.283

 

프레데리크 쇼팽Fryderyk Chopin(1810-1849)

녹턴Nocturne in e minor, op. posth.72 n°1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1756-1791)

피아노소나타 12Piano sonata in f major, K.332

 

프레데리크 쇼팽Fryderyk Chopin(1810-1849)

녹턴Nocturne op.27, n°1

녹턴Nocturne op.27, n°2

스케르초Scherzo n°3, op.39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1756-1791)

피아노소나타 2번에서 아다지오Adagio from piano sonata in f major, K.280

 

프레데리크 쇼팽Fryderyk Chopin(1810-1849)

마주르카Mazurka op.30, n°4

 

엘리소 비르살라제Eliso Virsaladze 피아노

Moscow, Tchaikovsky Hall, 18.IX.2013

https://www.youtube.com/watch?v=vuduD8h_Kag&t=7s

 

엘리소 비르살라제Eliso Virsaladze  피아노

 

 

어떤 종이컵에 대한 관찰 기록 / 복효근

그 하얗고 뜨거운 몸을 두 손으로 감싸고

사랑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는 듯

사랑은 이렇게 달콤하다는 듯

붉은 립스틱을 찍던 사람이 있었겠지

채웠던 단물이 빠져나간 다음엔

이내 버려졌을,

버려져 쓰레기가 된 종이컵 하나

담장 아래 땅에 반쯤은 묻혀 있다

한때는 저도 나무였던지라

낡은 제 몸 가득 흙을 담고

한 포기 풀을 안고 있다

버려질 때 구겨진 상처가 먼저 헐거워져

그 틈으로 실뿌리들을 내밀어 젖 먹이고 있겠다

풀이 시들 때까지 종이컵의 이름으로 남아 있을지

빳빳했던 성깔도 물기에 젖은 채

간신히 제 형상을 보듬고 있어도

풀에 맺힌 코딱지만한 꽃 몇 송이 받쳐 들고

소멸이 기꺼운 듯 표정이 부드럽다

어쩌면 저를 버린 사람에 대한

뜨거웠던 입맞춤의 기억이

스스로를 거듭 고쳐 재활용하는지도 모를 일이지

일회용이라 부르는

아주 기나긴 생이 때론 저렇게 있다

 

-『따뜻한 외면』(복효근, 실천문학사,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