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브루크너 교향곡 9번 : 이반 피셔, 레 디소낭스 - 백년의 사랑 : 김왕노

들꽃 호아저씨 2022. 7. 18. 08:12

 

 

안톤 브루크너Anton Bruckner(1824~1896)

교향곡 9Sinfonie Nr. 9 d-Moll, WAB 109

I. Feierlich, misterioso

II. Scherzo. Bewegt, lebhaft - Trio. Schnell - Scherzo

III. Adagio. Langsam, feierlich

 

부다페스트페스티벌오케스트라Budapest Festival Orchestra

이반 피셔Iván Fischer

https://www.youtube.com/watch?v=a2fvnPo4Uio

이반 피셔Iván Fischer

 

안톤 브루크너Anton Bruckner(1824~1896)

교향곡9Symphony No. 9 in D Minor, WAB 109

I. Feierlich, misterioso

https://www.youtube.com/watch?v=M4RpvJqr-Kc&t=113s

 

II. Scherzo

https://www.youtube.com/watch?v=6wQP5TRnt4U

 

III. Adagio

https://www.youtube.com/watch?v=FIph0Qstfn4&t=269s

 

레 디소낭스Les Dissonances

다비드 그리말David Grimal

Extract from the concert recorded live on the 10th of January 2020 at Philharmonie de Paris.

 

 
레 디소낭스Les Dissonances

 

 

 

백년의 사랑 / 김왕노

 

 

강둑에 앉아 우리 사랑 백년은 흐를거라 해서 나는 울었네.

천년은 갈 사랑이라 믿었다가 백년이라 말해서 울었네.

강둑에 풀을 쥐어뜯으며 네가 어떤 변명의 말을 해도

백년이란 말 앞에서 난 울 수밖에 없었네.

강둑에 자란 왕 버들나무도 자잘한 잎을 피워 흔들지만

몇 백 년은 넘었고 강가에 구르는 자갈돌도 몇 천 년은 넘었는데

사랑 운운하면서 백년을 말해 난 토라져 울었네.

사랑이 백년이라니 고작해서 백년이라니 백년의 발상은

어느 속으로도부터 나왔을까 따지며 강물보다 서럽게 울었네.

사랑이라는 말을 익히는데 백년, 그 말을 전하려 고개 돌리는데 백년

그 짧은 말을 하는데도 백년, 그 말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는데 백년

그래서 난 백년의 사랑이라 말하고 그것이 내 사랑의 지론인데

난 강둑에 앉아 우리 사랑 백년을 흐를 거라 해서 울었네.

 

 

 

 

사랑, 그 백년에 대하여 / 김왕노

이별이나 상처가 생겼을 때는 백년이 참 지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로 쓰린 몸에 감각에 눈물에 스쳐가는 세월이 무심하다 생각했습니다.

백년 산다는 것은

백년의 고통뿐이라 생각했습니다.

차라리 상처고 아픔이고 슬픔이고 다 벗어버리고

어둠 속에 드러누워 있는 것이 축복이라 했습니다.

밑둥치 물에 빠뜨리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엉거주춤 죽어지내듯 사는 주산지 왕버들 같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사랑을 알고부터 백년은 너무 짧다 생각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 익히는 데도

백년이 갈 거라 하고 손 한 번 잡는 데도 백년이 갈 거라 생각했습니다.

마주 보고 웃는 데도 백년이 갈 거라 생각했습니다

백 년 동안 사랑으로 부풀어 오른 마음이

꽃 피우는 데도 백년이 갈 거라 생각했습니다.

사랑 속 백년은 참 터무니없이 짧습니다.

사랑 속 천년도 하루 햇살 같은 것입니다. 

 

- 『사랑, 그 백년에 대하여』(김왕노, 천년의 시작,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