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이야기

[우리말 이야기] 붓다, 붇다, 불다 - ‘붇다’와 ‘붓다’ Ⅲ

들꽃 호아저씨 2022. 7. 21. 14:37

 

 

붓다1 「동사」

발음 [붇ː따]

활용 부어[부어], 부으니[부으니], 붓는[분ː는]

 

「1」살가죽이나 어떤 기관이 부풀어 오르다.

얼굴이 붓다.

병으로 간이 붓다.

울어서 눈이 붓다.

다리가 통통 붓다.

벌에 쏘인 자리가 붓다.

편도선이 부어서 말하기가 어렵다.

 

「2」(속되게) 성이 나서 뾰로통해지다.

왜 잔뜩 부어 있나?

약속 시간보다 늦게 갔더니 친구가 기다리다 지쳐 잔뜩 부어 있었다.

 

붓다2 「동사」

「1」액체나 가루 따위를 다른 곳에 담다.

자루에 밀가루를 붓다.

가마솥에 물을 붓다.

어머니는 냄비에 물을 붓고 끓였다.

 

「2」모종을 내기 위하여 씨앗을 많이 뿌리다.

모판에 볍씨를 붓다.

모판에 배추씨를 붓다.

 

「3」불입금, 이자, 곗돈 따위를 일정한 기간마다 내다.

은행에 적금을 붓다.

 

「4」시선을 한곳에 모으면서 바라보다.

소년은 수평선에 눈을 부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붇다 「동사」

발음 [붇ː따]

활용 불어[부러], 불으니[부르니], 붇는[분ː는]

 

「1」물에 젖어서 부피가 커지다.

콩이 붇다.

북어포가 물에 불어 부드러워지다.

오래되어 불은 국수는 맛이 없다.

 

「2」분량이나 수효가 많아지다.

개울물이 붇다.

체중이 붇다.

젖이 불었다.

재산이 붇는 재미에 힘든 줄을 모른다.

마당에 노적가리가 열둘이더라도 쌀 한 톨을 초판 쌀로 애바르게 여겨야 살림이 붇는 것이고….≪송기숙, 암태도≫

 

「3」((주로 ‘몸’을 주어로 하여)) 살이 찌다.

식욕이 왕성하여 몸이 많이 불었다.

부잣집 마나님같이 몸이 불은 임이네는 눈을 부릅뜨고 용이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거침없이 말을 쏟아 놓았다.≪박경리, 토지≫

그럴 때면 으레 아직 열세 살밖엔 안 되었다고는 하나, 벌써 툽상스러운 아낙네만큼이나 몸이 불어 있는 미륵례가 나와서,….≪한승원, 폐촌≫

 

 

 

불다 「동사」

발음 [불ː다]

활용 불어[부러], 부니[부ː니], 부오[부ː오]

 

바람이 일어나서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다.

동풍이 부는 날.

따뜻한 바람이 불다.

저녁때가 되자 세찬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빗줄기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는데 바람마저도 맹렬히 불어 굵은 나뭇가지들이 뚝뚝 부러지는 소리가 요란했다.≪홍성암, 큰물로 가는 큰 고기≫

 

유행, 풍조, 변화 따위가 일어나 휩쓸다.

사무실에 영어 회화 바람이 불다.

 

「1」입을 오므리고 날숨을 내어보내어, 입김을 내거나 바람을 일으키다.

유리창에 입김을 불다.

촛불을 입으로 불어서 끄다.

뜨거운 차를 불어 식히다.

손을 호호 불다.

신태성은 쓴 것을 접어서 봉투를 훅 불어 그 속에 넣는다.≪박경리, 토지≫

 

「2」입술을 좁게 오므리고 그 사이로 숨을 내쉬어 소리를 내다.

휘파람 부는 아이.

그는 휘파람을 불며 산책을 했다.

 

「3」코로 날숨을 세게 내어보내다.

소가 콧김을 불다.

젊은이들은 한발 물러서기는 했으나 아직도 분이 덜 풀려 코를 씩씩 불고 있었다.≪송기숙, 암태도≫

부월이는 솟구치는 분기를 이기지 못해 고무풍선만 한 가슴으로 대장장이처럼 풀무질을 하면서 씨근벌떡 콧김을 불고 있었다.≪윤흥길, 완장≫

 

「4」관악기를 입에 대고 숨을 내쉬어 소리를 내다.

대금을 부는 악사.

피리를 불다.

나팔수가 나팔을 불고 고수가 북을 치자 행렬은 진군했다.≪유현종, 들불≫

 

「5」풀무, 풍구 따위로 바람을 일으키다.

풀무를 불다.

 

(속되게) 숨겼던 죄나 감추었던 비밀을 사실대로 털어놓다.

경찰에게 지은 죄를 낱낱이 불다.

우리에게 네 죄를 숨김없이 불어라.

그는 고문을 이기지 못하여 적군에게 결국 아는 대로 모두 불고 말았다.

용의자는 검사에게 자신들의 패거리가 그 일을 저질렀음을 불었다.

믿었던 동료가 적에게 곧 대대적인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불고 말았다.

 

분다 분다 하니까 하루아침에 왕겨 석 섬을 분다

잘 분다 잘 분다 하니까 쓸데없이 하루아침에 왕겨 석 섬을 다 불어서 날려 보냈다는 뜻으로,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우쭐해서 턱없는 정도에까지 이르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불고 쓴 듯하다

깨끗하게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불면 꺼질까 쥐면 터질까

어린 자녀를 애지중지하여 기르는 부모의 사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쥐면 꺼질까 불면 날까.

 

불면 날아갈 듯 쥐면 꺼질 듯

몸이 마르고 매우 허약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