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졸보기] 5. 두음법칙의 예외
'고랭지 재배'와 '고냉지 재배', '공랭식'과 '공냉식', '한랭전선'과 '한냉전선'. 이런 말들이 뒤의 것이 틀렸음을 분별할 수 있고 왜 잘못 됐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면 두음법칙의 절반은 이해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두음법칙이 적용되는 말들을 까다롭게 만드는 대부분의 경우는 이처럼 '글자의 결합을 어떻게 가르느냐'에 따라 해법이 달라지는 것들이다.
이를 좀 더 확실히 머릿속에 담아두기 위해 다음 두 단어의 차이점을 살펴보자. '靑綠豆'와 '靑綠色'. 이들을 한글로 적으면 '청녹두'와 '청록색'이다. 대개 '청녹두'를 '청록두'로 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는 한편으론 두음법칙이란 게 모국어 화자라면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터득하는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런데 '청록색'은 '청녹색'으로 알고 쓰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일부 헷갈리는 단어가 있다는 뜻이다. 우선 의문부터 가져야 한다. 두 단어는 똑같이 '靑綠'이 들어 있지만 표기는 각각 '청녹두' '청록색'으로 달라진다. 왜 그럴까? 단어의 결합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녹두(綠豆)'는 빈대떡으로 즐겨 해먹는 콩과식물의 이름이다. 여기에 '靑'이 붙었으니 '청녹두(청+녹두)'다. 이에 비해 '靑綠色'은 '청록+색'의 결합으로 풀이된다. '녹색'을 연상하는 사람들은 '청+녹색'의 구조로 볼 수도 있겠으나 '청록'은 한 단어다. '-색'으로 연결되는 모든 단어는 '○○+색'의 구성이다.
이제 두음법칙을 쓰는 대강의 틀이 잡혔으면 나머지는 예외적인 것들만 추가로 알아두면 된다. 단어를 쓰다 보면 몇 가지 의문이 가는 경우가 있다. '미립자'나 '소립자'는 분명 '微+粒子' '素+粒子'로 된 말인데, 그렇다면 지금까지 요령대로 '미입자' '소입자'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닐까? 또 '총유탄(銃+榴彈)'은 이해가 가는데 '수류탄(手+榴彈)'은 어찌 된 건가? '파렴치(破廉恥)'나 '몰염치(沒廉恥)'도 각각 '염치'에 '파-'와 '몰-'이 붙은 같은 구조인데 왜 표기가 달라질까? 해답은 '예외 형식'의 인정에 있다.
어떤 경우의 말이든 예외는 항상 있다. 이들은 사람들의 발음 습관이 원래 음의 형태로 굳어져 있는 단어들이다. 따라서 미립자, 소립자, 수류탄, 파렴치 등은 두음법칙을 적용하는 기준에서는 벗어나는 표기이지만 예외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2006/11/06 한국경제
량1(量) 「명사」
「참고 어휘」 양(量)
((한자어 명사 뒤에 붙어))
분량이나 수량의 뜻을 나타내는 말.
‧가사량.
‧노동량.
‧작업량.
적설-량(積雪量) 「명사」
땅 위에 쌓여 있는 눈의 양. 적설계로 깊이를 재거나 초음파 적설 심도계로 재어서 센티미터(cm)로 나타낸다.
‧이 지방은 겨울철 적설량이 많아서 스키장이 여러 곳 있다.
「비슷한말」 설량(雪量)
양18(量) 「명사」
「참고 어휘」 량(量)
「1」 세거나 잴 수 있는 분량이나 수량.
‧양이 많다.
‧양이 적다.
‧필요한 양만큼만 가져가세요.
‧정해진 양 이상의 전류가 흐르면 퓨즈가 녹아 끊어져 전기의 흐름을 막는다.
「반대말」 질(質)
「2」 ((고유어와 외래어 명사 뒤에 붙어)) 분량이나 수량을 나타내는 말.
‧구름양.
‧알칼리양.
「3」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한도.
‧양이 차다.
‧알맞은 양만큼 먹어라.
‧그는 원래 양이 많아서 밥을 많이 먹는다.
‧아무리 물을 많이 타서 멀겋게 한다 해도 그것만으로는 아이들의 허기진 배를 채울 수도 없었고 또한 양을 감당할 수도 없는 모양이었다.≪박태순, 어느 사학도의 젊은 시절≫
「4」 남의 잘못을 이해하고 감싸 주며 일을 능히 처리하는 힘. =국량.
‧그 남자는 겉보기와는 달리 양이 매우 큰 사람이다.
「5」 『철학』 사물의 존재 방식을 나타내는 말. 사물의 질적인 규정을 제거하여 여전히 남아 있는 사물의 측면으로, 일정한 단위로 측정할 수 있다.
출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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