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이야기

[우리말 이야기] 다시 당신은 소식이 없고, 나는 다시 한없는 기다림으로 서성이다, 전에 그랬듯이 시들거나 비켜가려나 봅니다

들꽃 호아저씨 2022. 9. 10. 19:52

 

 

틀리기 쉬운 우리말(24) 비끼다와 비키다

 

우리말 중에는 발음이나 글자 모양이 비슷해서 헷갈리기 쉬운 단어가 많은데 '비끼다''비키다'도 그런 예로 볼 수 있습니다. '비끼다'의 사전적 의미 비스듬히 놓이거나 늘어지다. - 밤하늘에 남북으로 비낀 은하수 - 이윽고 검은 그림자가 푸른 달빛에 비끼었다. 비스듬히 비치다. - 햇살이 느슨하게 비끼기 시작했다. - 놀이 짙게 비낀 유리창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잠깐 드러나다. - 눈가에 차가운 웃음이 잠시 비꼈다. - 얼굴에 홍조가 비끼다. 비스듬히 놓거나 차거나 하다. - 고개를 비낀 채 앉아 있다. '비키다'의 사전적 의미 무엇을 피하여 있던 곳에서 한쪽으로 자리를 조금 옮기다. - 자동차 소리에 깜짝 놀라 옆으로 비켰다. 방해가 되는 것을 한쪽으로 조금 옮겨놓다. - 통로에 놓였던 쌀독을 옆으로 비켜 놓았다. 무엇을 피하여 방향을 조금 바꾸다. - 나는 사람들을 비켜 가며 빨리 걸었다. 다른 사람을 위하여 있던 자리를 피하여 다른 곳으로 옮기다. - 자동차가 지나갈 수 있게 길을 비켜 주었다. - 다음 사람들을 위해 자리를 비켜 주었다. (참고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비껴가다''비켜 가다' '비끼다''비키다''~가다'의 형태로 쓰일 때 가장 많이 헷갈립니다. 다행히 태풍이 우리나라를 비껴갔다./비켜 갔다. 영희는 앞에 나무가 있어서 비껴갔다./비켜 갔다. 위 두 문장과 같은 경우가 그런 예가 되겠죠. 어떤 표현이 맞는 표현일까요? 다행히 태풍이 우리나라를 비껴갔다. 영희는 앞에 나무가 있어서 비켜 갔다. 첫 문장에서는 '비껴갔다', 두 번째 문장에서는 '비켜 갔다'가 맞는 표현입니다. 두 표현이 쉽게 구분이 되지 않을 때는 행위자의 의지로 스스로 움직이는지를 따져보면 도움이 됩니다. 태풍이나 던져진 공이 장애물을 인지하고 스스로 피해서 지나가지는 않죠. 태풍과 공은 비껴갑니다. , '비껴가다'는 붙여 쓰고, '비켜 가다'는 띄어 쓴다는 점도 함께 알아두면 좋겠습니다.

 

[우리말 바루기] 2020.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