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
- 단재 신채호(1880-1936)
무기한 단식에 부쳐
- 은수를 기억해주세요!
오는 10월 20일이면 은수가 세상을 떠난 지 4주기입니다.
은수는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아비로서 삶은 거기까지였습니다.
제게 더 이상의 삶은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스스로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세상과 연을 끊었습니다.
저는 블로그에 24시간 음악을 올리며
4‧3, 4‧19, 5‧18, 4‧16, 미선이와 효순이, 혜영이와 용철이, 부조리한 사회에 맞서다 죽음을 맞이한 모든 민족민주열사를 추모합니다.
더는 은수와 은수 엄마가 생기지 않도록 잊지 않아야 하기에 추모 음악을 올립니다.
여기 오시는 분들에게 호소합니다.
부디 잊지 말아주세요.
은수 이름 한번 불러주고, 은수 엄마 손을 한번 잡아주세요.
이들을 기억하는 건 권리이자 의무이기도 합니다.
성미산 학교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 그리고 학생들에게
제 딸 은수가 이 세상을 떠난 지도 4년입니다.
이제 제 딸의 죽음은 서서히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저는 두렵습니다.
학교폭력에 희생된 제 딸의 죽음은
단순한 개인의 죽음이 아닙니다.
제 딸이 잊혀진다는 것은
사회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양식, 최소한의 부끄럼을 잊고 산다는 뜻입니다.
제가 무기한 단식을 하는 것은
이렇게라도 해야 하고,
이것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살고 싶습니다.
성미산 학교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 그리고 학생들에게
간절히 호소합니다.
학교는 사회생활의 기율을 배우는 도량입니다.
은수의 이름을 불러주고 은수를 기억한다는 것은
개인 은수를 넘어 사회적 존재로 사는 법을 익히는 일이기도 하고,
학교가 존재하는 최소한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부디 저의 이 절규를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함께 은수를 기억해 주십시오.
무기한 단식 7일차에
은수 아버지 유재영 씀
https://www.youtube.com/watch?v=AAEVOLqFa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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