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 마르크 코페이 - 0416

들꽃 호아저씨 2023. 4. 16. 00:00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0416

 

 

 

숨 쉬기도 미안한 4월 / 함민복(1962- )

 

배가 더 기울까 봐 끝까지

솟아오르는 쪽을 누르고 있으려

옷장에 매달려서도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믿으며

나 혼자를 버리고

다 같이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갈등을 물리쳤을, 공포를 견디었을

바보같이 착한 생명들아! 2학년들아!

 

그대들 앞에

이런 어처구니없음을 가능케 한

우리 모두는……

우리들의 시간은, 우리들의 세월은

침묵도, 반성도 다 부끄러운

죄다

 

쏟아져 들어오는 깜깜한 물을 밀어냈을

가녀린 손가락들

나는 괜찮다고 바깥세상을 안심시켜주던,

가족들 목소리가 여운으로 남은

핸드폰을 다급히 품고

물속에서 마지막으로 불러보았을

공기 방울 글씨

엄마,

아빠,

사랑해!

 

아, 이 공기, 숨 쉬기도 미안한 4월

 

-세월호 추모시집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실천문학사, 2014)

 

 

ⓒ 중천 9 : 슬픈 만남 - 조아진

 

 

 

부르면 부를수록

4월의 슬픈 꽃잎으로 부활하는 혼들이여

사계절 내내 파도처럼 달려오는

푸른빛 그리움, 하얀빛 슬픔을 기도로 봉헌하며

이렇게 슬픈 고백의 넋두리만 가득한

어리석은 추모를 용서하십시오, 앞으로도!

 

- 이해인 '슬픈 고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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