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無心)에 대하여 / 정호승
어디서 왔는지 모르면서도 나는 왔고
내가 누구인지 모르면서도 나는 있고
어느 때인지 모르면서도 나는 죽고
어디로 가는지 모르면서도 나는 간다
사랑할 줄 모르면서도 사랑하기 위하여
강물을 따라갈 줄 모르면서도 강물을 따라간다
산을 바라볼 줄 모르면서도 산을 바라본다
모든 것을 버리면 모든 것을 얻는다지만
모든 것을 버리지도 얻지도 못한다
산사의 나뭇가지에 앉은 새 한마리
내가 불쌍한지 나를 바라본다
무심히 하루가 일생처럼 흐른다
-『슬픔이 택배로 왔다』(정호승, 창비, 2022)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1840-93)
‘사계’The Seasons, Op. 37a (Royal Concertgebouw, 2015)
'January' 불가에서(By the Hearth) Moderato semplice, ma espressivo
'February' 사육제(The Carnival) Allegro giusto
'March' 종달새의 노래(Song of the Lark) Andantino espressivo
'April' 눈송이(Snowdrop) Allegretto con moto e un poco
'May' 백야(White Nights) Andantion
'June' 뱃노래(Barcarolle) Andante cantabile
'July' 수확의 노래(Reaper's Song) Allegro moderato con moto
'August' 추수(The Harvest) Allegro vivace
'September' 사냥(The Hunt) Allegro non troppo
'October' 가을의 노래(Autumn Song) Andante doloroso e molto cantabile
'November' 삼두마차(On the Troika) Allegro moderato
'December' 크리스마스(Christmas) Tempo di Valse
데니스 마추예프Denis Matsuev 피아노
Denis Matsuev, a virtuoso in the grandest of Russian pianistic tradition, gave this remarkable recital
Live from the Royal Concertgebouw, Amsterdam, 2015
https://www.youtube.com/watch?v=lFgkZjFp8q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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