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 : 길 샤함,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 - 슬픔에 슬픔을 보탰다 : 허연

들꽃 호아저씨 2024. 4. 6. 20:28

 

 

슬픔에 슬픔을 보탰다 / 허연

 

수도원에서 도망쳤다

신을 대면하기엔

나는 단어를 너무 많이 알고 있었고···

짐을 싸들고 욕망이 쏟아져 내려오던

비탈길을 내려왔다

모든 걸 다해

단 몇 줄로 정리된 나를

바치고 싶었지만

반찬도 없이 식은 밥을 먹으며

구멍 난 튜니카를 꿰매며

잊혀도 좋으니 거룩하고 싶다고

천 번을 되뇌었지만

그레고리안 성가가 안개처럼 흘러다니는 산길을

버렸던 단어들을 하나씩 주워 담으며

내.려.왔.다.

고통받는 삶의 형식이 필요했다

시를 쓰면서

슬픔에 슬픔을 보태거나

죽음에 죽음을 보태는 일을 했다

- 시선집 『천국은 있다』 (허연, 아침달, 2021, 18-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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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바이올린협주곡Konzert für Violine und Orchester in D-Dur, Op. 61

I. Allegro ma non troppo

II. Larghetto

III. Rondo - Allegro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imitri Chostakovitch(1906-1975)

교향곡15Symphonie Nr. 15 A-Dur, op. 141

I. Allegretto

II. AdagioLargo

III. Allegretto

IV. AdagioAllegretto

 

스베틀라노프심포니오케스트라Svetlanov Symphony Orchestra

길 샤함Gil Shaham 바이올린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Vladimir Jurowski

January 21, 2022. Tchaikovsky Hall, Moscow, Russia

https://meloman.ru/concert/kzch-2022-01-21/

 

Госоркестр России имени Е. Ф. Светланова, Владимир Юровский, Гил Шахам

Госоркестр России имени Е. Ф. Светланова, Владимир Юровский, Гил Шахам

meloman.ru

 

길 샤함 Gil Shaham  바이올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