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 / 김성규
나, 걸었지
모래 우에 발자국 남기며
길은 멀고도 먼 바다
목말라 퍼먹을게 없어 기억을 퍼먹으며
뒤를 돌아보았지
누군가의 목소리가 날 부를까
이미 지워진 발자국
되돌아갈 수 없었지
길 끝에는 새로운 길이 있다고
부스러기처럼 씨앗처럼 모래 흩날리는
되돌아갈 수 없는 길
이제 혼자 걷고 있었지
깨어보니
무언가 집에 놓고 왔을까
이미 지워진 발자국
되돌아갈 수 없는 길을 걸으며
목말라 퍼먹을게 없어 기억을 퍼먹으며
길 끝에 또다른 길이 있을까
-<천국은 언제쯤 망가진 자들을 수거해가나>(김성규, 창비, 2013)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바이올린 소나타 1번, 파르티타 1번, 소나타 2번, 파르티타 2번, 소나타 3번, 파르티타 3번 (BWV 1001~BWV 1006)
안탈 살라이Antal Zalai 바이올린
The Evangelical Church of Siófok, 17 October 2020
https://www.youtube.com/watch?v=A3vMzn5GA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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