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실어 / 박남준
어찌 지내시는가 아침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하늘의 해, 지는 노을 저편으로 수줍게 얼굴 내어미는 아미 고운 달, 그곳에도 무사한지. 올 장마가 길어 지루할 거라느니 유별나게 무더울 거라느니, 그런가보다, 그런가보다.
흐르는 것은 물만이 아니었지 초복인가 했더니 어느덧 말복이 찾아들고 입추라니, 가을의 문턱에 들었다니 아, 그런가보다, 그런가보다. 이곳 모악의 밤도 이제 서늘한 입김 피워올리니 따듯한 불기가 간절하구려.
보고 싶구려 내 날마다의 밤 그리움으로 지핀 등 따듯한 온돌의 기운 바람에 실어 보내노니 어디 한번 받아보시려나 서리서리 펼쳐보며 이 몸 생각, 한 점 해 주실런가.
- 『다만 흘러가는 것들을 듣는다』 (박남준, 문학동네, 2000)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 - 1791)
피아노사중주 1번Piano Quartet No. 1 in G minor, KV 478 (1784)
I. Allegro
II. Andante
III. Rondo. Allegro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1840-93)
피아노삼중주 '어느 위대한 예술가의 추억'Trio for Piano and Strings in A minor ("in Memory of a great artist"), Op. 50
I. Pezzo elegiaco. Moderato assai
II. Tema con variazioni. Andante con moto
III. Variazione finale e coda. Allegro risoluto e con fuoco–Andante con moto
파벨 밀류코프Pavel Milyukov 바이올린
소피아 레베드Sofya Lebed 비올라
알렉산더 루딘Alexander Rudin 첼로
미하일 플레트네프Mikhail Pletnev 피아노
https://www.youtube.com/watch?v=8J0kiKIerI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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