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 류시화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나는 그 나무에게로 가서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나무는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 주었다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 때면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 주었다 내 집 뒤에나무가 하나 있었다비가 내리면 서둘러 넓은 잎을 꺼내비를 가려 주고세상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로도 다가오지 않을 때그 바람으로 숨으로나무는 먼저 한숨지어 주었다내가 차마 나를 버리지 못할 때면나무는 저의 잎을 버려버림의 의미를 알게 해주었다-『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류시화, 푸른숲, 1991첫판, 1992)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무반주바이올린 파르티타1번Violin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