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309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 : 알렉산드르 라자레프 - 오늘 제 페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 뭉클김언경

오늘 제 페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어제는 이 아이의 4주기 기일이었습니다. 이 아이와 함께 신문반을 했지만, 워낙 우르르 몰려왔다 와글와글 떠나가는 어린이들이어서 한명 한명의 마음에 신경쓰지 못했습니다. 돈 받고 하는 일 아니고, 그냥 내 딸래미 포함해 아이 친구들과 유익한 시간을 갖자고 벌인 일이라 그 정도만 해도 된다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이 아이가 외로웠고 세상을 답답해한다는 그 느낌은 고스란히 저에게 왔더랬습니다. 어제 은수를 보면서 속으로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한다 말하며 한참 울었습니다. 사람은 살면서 너무 많은 잘못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떤 잘못은 그게 잘못인지도 모르고 그냥 어어어어 하면서 지나갑니다. 남의 일이면 개념이 없다, 미친거 아니냐, 상식이 없다 참 쉽게 말하지만. ..

기억 2022.10.29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8번 : 투간 소키에프 - 김세진·이재호에게

벗이여 해방이 온다 / 이성지 지음, 윤선애 노래 - 고 김세진.이재호 열사에게 그날은 오리라, 자유의 넋으로 살아. 벗이여 고이 가소서, 그대 뒤를 따르리니. 그날은 오리라, 해방으로 물결 춤추는 벗이여 고이 가소서, 투쟁으로 함께 하리니. 그대 타는 불길로, 그대 노여움으로 반역의 어두움 뒤집어 새날 새날을 여는구나 그날은 오리라, 가자 이제 생명을 걸고. 벗이여 새날이 온다, 벗이여 해방이 온다. * 이성지 : 음악가로 본명이 이창학으로 서울대 노래패 '메아리' 출신이다. 그가 김세진 이재호 열사를 기리며 지은 노래 '벗이여 해방이 온다'는 80년대 가장 많이 불린 민중 가요 중 하나다.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 마르크 코페이 - “벗이여 해방이 온다” : 김세진 열사(1965-1986) 요한 제바..

기억 2022.10.29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기타 버전) : 페트리트 체쿠 - 우리가 너의 이름을 불러줄 때 : 은수 4주기에 부쳐

우리가 너의 이름을 불러줄 때 -은수 4주기에 부쳐 은수야, 오늘 너의 이름을 가만히 불러본다. 며칠 전, 고등학교 때 너의 단짝 친구였던 지원이와 성민이를 만났단다. 참 좋은 친구들이더구나. 너에 대해서, 그리고 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나눴지. 호아저씨가 누군지 아냐고 물었더니, 모르겠다더구나. 호아저씨는 베트남 혁명의 지도자 호치민의 별명이지. 아빠는 호치민을 엄청 존경했지. 그러니까 별명도 호아저씨라고 했지. 아빠는 별명뿐만 아니라 삶도 호아저씨처럼 살려고 했어. 예전에 호치민 전기에 실린 사진 하나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어. 호치민의 방을 찍은 사진인데, 방안에는 정말 목침 하나 달랑 있더라. 그런 호아저씨인데다, 게다가 들꽃이라니, 쉽게 상상이 가지. 일체의 허례도, 가식도, 꾸밈도 없는,..

기억 2022.10.29

바흐 파르티타 1번,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7번, 슈베르트 피아노소나타 14번, 악흥의 순간 여섯 : 그리고리 소콜로프 - 유은수 3주기에 부쳐

유은수 3주기에 부쳐 은수야, 너도 보았는지 모르겠다. 한강 작가가 쓴 소설 . 5ㆍ18광주민중항쟁 당시 어린 자식을 잃고 슬픔으로 삶이 무너져내린 어머니의 가슴 아픈 모습을 그린 소설이지. 그 책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와.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 어이, 돌아오소. 어어이, 내가 이름을 부르니 지금 돌아오소. 더 늦으면 안 되오, 지금 돌아오소. 사랑했던 사람을 떠나보낸 슬픔이 너무 커서 다른 그 어떤 것으로도 그 슬픔을 메우지 못할 때 그 슬픔은 주체를 파괴하기도 하지. 지난 3년 동안 이 큰아빠는 애간장이 끊어졌다. 아빠의 슬픔이 너무 커서 그 슬픔이 아빠를 집어삼킬 지경이었거든. 한 달 전쯤일까. 아빠가 불쑥 말했다. 지금까지 내가 가진 10 전..

기억 2022.10.29

바흐 무반주바이올린 파르티타 1번, 2번, 3번 : 기돈 크레머 - 유은수 2주기 추도사

유은수 2주기 추도사 은수에게 ​ 잠을 뒤척이다, 새벽에 너에게 편지를 쓴다. ​ 네가 떠나고 2주기. 후회는 언제나 너무 늦고 부질없지만, 그래도 무시로 내 머리, 내 가슴을 파고드는구나. ​ 네가 안으로 밑으로 끝없이 추락해 갈 때 나는 왜 저 밖으로 더 넓고 더 높은 곳이 있다는 걸 보여주지 못했을까. ​ 근육을 키우려는 운동선수는 두번 들어올리고 세번째는 실패하지. 그러다 근육이 붙어 강해지면 세번 들어올리고 네번째에 실패하고. 이렇게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면서 근육을 키워나가지. ​ 인생도 마찬가지지. 실패를 두려워하면 평생 한번밖에 들어올리지 못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지. ​ 인생은 넘어짐과 일어섬의 반복이고, 성공은 실패한 연후라야 더 의젓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찾아오는 것임을, 왜 너에게 진즉..

기억 2022.10.29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 : 그리고리 소콜로프 - 유은수 1주기 추도사

유은수 1주기 추도사 ​ ​ 너를 보내며 ​ 은수야, 지난 1년은 참으로 슬펐다. 너를 잃은 슬픔이 너무 커서 압도적 상실감에 몸을 떨어야만 했다. 밥을 먹어도, 길을 걸어도, 잠을 자도 슬펐다. ​ 주말마다 네 아빠를 찾았다. 가는 걸음은 무거웠고 돌아오는 길은 늘 절망의 나락이었다. 애써 웃으려 해도 나오는 건 눈물이었다. 육신과 영혼이 산산이 부서지는 고통 속에서 꿈을 꿔도 슬픈 꿈만 꾸었다. 살아도 산 것이 아니었다. ​ 아빠는 애도의 마음을 담아 진혼 의식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치렀다. 매일매일, 하루가 시작되는 새벽 0시에 홀로 일어나 슬픈 영혼을 위무하는 음악을 촛불과 함께 너의 영전에 올렸다. 촛불과 함께 일렁이는 선율 속에서 아빠도 너도, 최소한의 위안을 얻을 거라 생각했다. ​ 아니었다..

기억 2022.10.29

차이콥스키 ‘사계’에서 발췌, 프로코피예프 사르카슴 다섯, 토카타, 슈만 '아라베스크', 판타지 : 엘리소 비르살라제 - 416 존엄하고 고귀한 우리의 벗들에게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 마르크 코페이 - 0416 -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 : 송경동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1917sr.tistory.com 로그인만 하면 그냥 볼 수 있습니다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1840-1893) ‘사계’에서 발췌Selected pieces from the cycles Seasons, op. 37a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Sergej Prokofiev(1891-1953..

기억 2022.10.26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 : 힐러리 한, 이자벨 파우스트, 안네 소피 무터, 길 샤함 - 문경 어머님께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바이올린협주곡Violin Concerto in D major op. 61 1. Allegro ma non troppo 2. Larghetto 3. Rondo - Allegro 디트로이트심포니오케스트라Detroit Symphony Orchestra 힐러리 한Hilary Hahn 바이올린 레오나르트 슬라트킨Leonard Slatkin https://www.youtube.com/watch?v=0Cg_0jepxow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바이올린협주곡Violin Concerto in D major op. 61 1. Allegro ma non troppo 2. Larghetto 3. Ro..

기억 2022.10.22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 마르크 코페이 - 오늘 제 페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 뭉클김언경

오늘 제 페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어제는 이 아이의 4주기 기일이었습니다. 이 아이와 함께 신문반을 했지만, 워낙 우르르 몰려왔다 와글와글 떠나가는 어린이들이어서 한명 한명의 마음에 신경쓰지 못했습니다. 돈 받고 하는 일 아니고, 그냥 내 딸래미 포함해 아이 친구들과 유익한 시간을 갖자고 벌인 일이라 그 정도만 해도 된다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이 아이가 외로웠고 세상을 답답해한다는 그 느낌은 고스란히 저에게 왔더랬습니다. 어제 은수를 보면서 속으로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한다 말하며 한참 울었습니다. 사람은 살면서 너무 많은 잘못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떤 잘못은 그게 잘못인지도 모르고 그냥 어어어어 하면서 지나갑니다. 남의 일이면 개념이 없다, 미친거 아니냐, 상식이 없다 참 쉽게 말하지만. ..

기억 2022.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