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309

베토벤 교향곡 1번, 2번, 3번, 4번, 5번, 6번, 7번, 8번, 9번 : 사이먼 래틀 - 여우난골족(族) : 백석 - 416 존엄하고 고귀한 우리의 벗들에게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 마르크 코페이 - 0416 -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 : 송경동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1917sr.tistory.com 여우난골족(族) / 백석 ​명절날 나는 엄매 아배 따라 우리 집 개는 나를 따라 진할머니 진할아버지가 있는 큰집으로 가면 ​얼굴에 별자국 솜솜 난 말수와 같이 눈도 껌벅거리는 하루에 베 한 필을 짠다는 벌 하나 건넛집엔 복숭아나무가 많은 신리(新里) 고무 고무의 딸 이녀(李女) 작은 이녀 열여..

기억 2023.01.01

말러 교향곡 6번 : 키릴 페트렌코, 사이먼 래틀 - 은숙이가 보내 온 초와 촛대, 향과 풍경

재영형 초와 촛대와 향과 풍경을 보냅니다. 초와 촛대는 제가 사는 동네에 있는 용문성당에서 샀습니다. 용문성당은 박해받던 천주교신자들이 세운 성당이에요. 무려 1908년에 세워진 오래된 성당이랍니다. 종교적 신념으로 박해받던 사람들의 의지와 사랑과 기도로 만들어진 성당에서 산 초와 촛대이니 선희언니와 은수를 향한 기도도 잘 들어주실 거라 믿어요. 향은 오사카에 사는 친구한테 받은 건데 선희언니와 은수에게 주고 싶네요. 두 분이 맘에 들어하길 바랍니다. 풍경은 소리가 너무 좋아 골랐어요. 바람이 불어 풍경에서 소리가 나면 선희언니와 은수가 다녀간 거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저도 형이 계신 월롱창고에 가끔 바람이 불어 소리가 나는 상상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풍경에서 소리가 날 때마다 언니와 은수에게 안부를 ..

기억 2023.01.01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기타 버전) : 페트리트 체쿠 - 416 존엄하고 고귀한 우리의 벗들에게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 마르크 코페이 - 0416 -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 : 송경동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1917sr.tistory.com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1685-1750)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페트리트 체쿠Petrit Çeku 기타 발터 데스팔이 편곡Arranged by Valter Dešpalj Live ..

기억 2022.12.31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장’ : 블라디미르 페도세예프 - “열사여, 열사여, 열사여” : 고정희(1948-1991)

지리산의 봄 9 - 물소리, 바람소리 / 고정희(1948-1991) ​ 가이없구나, 이 끝 모를 숲쩡이에서 물소리 바람 소리 가리마 지르며 ―김주열 열사여…… 참죽나무 숲이 운다 ―전태일 열사여…… 조팝나무 숲이 운다 ―김상진 열사여…… 물비나무 숲이 운다 ―김태훈 열사여…… 박달나무 숲이 운다 ―황정하 열사여…… 쥐엄나무 숲이 운다 ―한희철 열사여…… 원뿔나무 숲이 운다 ―박관현 열사여…… 비술나무 숲이 운다 ―김경숙 열사여…… 가시나무 숲이 운다 ―김세진 열사여…… 개암나무 숲이 운다 ―이재호 열사여…… 쥐똥나무 숲이 운다 ―이동수 열사여…… 꽁꽝나무 숲이 운다 ―김종태 열사여…… 작살나무 숲이 운다 ―정의기 열사여…… 화살나무 숲이 운다 ―송광영 열사여…… 이팝나무 숲이 운다 ―박영진 열사여…… 생..

기억 2022.12.31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 데니스 마추예프, 알렉산드르 슬라드코프스키 - 광주의 조천호 군에게 / 권정생

▲ 조천호 : 1980년 5월 한 외신기자의 카메라에 잡힌 아버지 영정을 든 다섯살 조천호. 1980년 5월21일 금남로 시위에 나섰다가 총탄에 맞아 숨진 조사천씨(당시 34세)의 2남1녀중 장남(당시 만 5세). 1980년 5월 18일 신군부에 저항한 무고한 광주 시민들이 죽어 갔습니다. 독재와 무력에 맞서 싸운 시민과 어린 학생 모두에게, 지금까지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비극이었습니다. 이때 한 가정의 가장은 기다리는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아빠의 따뜻한 품 대신 다섯 살 어린 아들은 가슴에 영정 사진을 품었습니다. -『봄꿈』(고정순 글·그림, 권정생 편지, 길벗어린이, 2022)에서 경상도 아이 보리문둥이가 ... 광주의 조천호 군에게 / 권정생 여기 경상도에서는 5월에 늦게 피는 ..

기억 2022.12.31

브루크너 교향곡 4번 ‘낭만’ : 야첵 카스프치크 - 우리가 너의 이름을 불러줄 때 - 은수 4주기에 부쳐

신선희(1965년 2월 10일(음력)-2021년 4월 1일) 신선희 기일: 양력 2021.04.01 우리가 너의 이름을 불러줄 때 -은수 4주기에 부쳐 은수야, 오늘 너의 이름을 가만히 불러본다. 며칠 전, 고등학교 때 너의 단짝 친구였던 지원이와 성민이를 만났단다. 참 좋은 친구들이더구나. 너에 대해서, 그리고 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나눴지. 호아저씨가 누군지 아냐고 물었더니, 모르겠다더구나. 호아저씨는 베트남 혁명의 지도자 호치민의 별명이지. 아빠는 호치민을 엄청 존경했지. 그러니까 별명도 호아저씨라고 했지. 아빠는 별명뿐만 아니라 삶도 호아저씨처럼 살려고 했어. 예전에 호치민 전기에 실린 사진 하나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어. 호치민의 방을 찍은 사진인데, 방안에는 정말 목침 하나 달랑 있더라...

기억 2022.12.17

슈만 ‘크라이슬레리아나', 라흐마니노프 전주곡 열 : 그리고리 소콜로프 - 유은수 3주기에 부쳐

유은수 3주기에 부쳐 은수야, 너도 보았는지 모르겠다. 한강 작가가 쓴 소설 . 5ㆍ18광주민중항쟁 당시 어린 자식을 잃고 슬픔으로 삶이 무너져내린 어머니의 가슴 아픈 모습을 그린 소설이지. 그 책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와.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 어이, 돌아오소. 어어이, 내가 이름을 부르니 지금 돌아오소. 더 늦으면 안 되오, 지금 돌아오소. 사랑했던 사람을 떠나보낸 슬픔이 너무 커서 다른 그 어떤 것으로도 그 슬픔을 메우지 못할 때 그 슬픔은 주체를 파괴하기도 하지. 지난 3년 동안 이 큰아빠는 애간장이 끊어졌다. 아빠의 슬픔이 너무 커서 그 슬픔이 아빠를 집어삼킬 지경이었거든. 한 달 전쯤일까. 아빠가 불쑥 말했다. 지금까지 내가 가진 10 전..

기억 2022.12.17

베토벤 첼로소나타 2번, 3번, 피아노소나타 17번,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1번, 파스토랄레 3악장 : 마리아 조앙 피레스, 안토니오 메네세스

유은수 2주기 추도사 은수에게 잠을 뒤척이다, 새벽에 너에게 편지를 쓴다. 네가 떠나고 2주기. 후회는 언제나 너무 늦고 부질없지만, 그래도 무시로 내 머리, 내 가슴을 파고드는구나. 네가 안으로 밑으로 끝없이 추락해 갈 때 나는 왜 저 밖으로 더 넓고 더 높은 곳이 있다는 걸 보여주지 못했을까. 근육을 키우려는 운동선수는 두번 들어올리고 세번째는 실패하지. 그러다 근육이 붙어 강해지면 세번 들어올리고 네번째에 실패하고. 이렇게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면서 근육을 키워나가지. 인생도 마찬가지지. 실패를 두려워하면 평생 한번밖에 들어올리지 못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지. 인생은 넘어짐과 일어섬의 반복이고, 성공은 실패한 연후라야 더 의젓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찾아오는 것임을, 왜 너에게 진즉 말해 주지 못했을까...

기억 2022.12.17

슈베르트 즉흥곡 넷 D. 899, 피아노 소품 셋,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 : 그리고리 소콜로프 - 유은수 1주기 추도사

유은수 1주기 추도사 ​ ​ 너를 보내며 ​ 은수야, 지난 1년은 참으로 슬펐다. 너를 잃은 슬픔이 너무 커서 압도적 상실감에 몸을 떨어야만 했다. 밥을 먹어도, 길을 걸어도, 잠을 자도 슬펐다. ​ 주말마다 네 아빠를 찾았다. 가는 걸음은 무거웠고 돌아오는 길은 늘 절망의 나락이었다. 애써 웃으려 해도 나오는 건 눈물이었다. 육신과 영혼이 산산이 부서지는 고통 속에서 꿈을 꿔도 슬픈 꿈만 꾸었다. 살아도 산 것이 아니었다. ​ 아빠는 애도의 마음을 담아 진혼 의식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치렀다. 매일매일, 하루가 시작되는 새벽 0시에 홀로 일어나 슬픈 영혼을 위무하는 음악을 촛불과 함께 너의 영전에 올렸다. 촛불과 함께 일렁이는 선율 속에서 아빠도 너도, 최소한의 위안을 얻을 거라 생각했다. ​ 아니었다..

기억 2022.12.17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기타 버전) : 페트리트 체쿠 - 오늘 제 페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 뭉클김언경

오늘 제 페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어제는 이 아이의 4주기 기일이었습니다. 이 아이와 함께 신문반을 했지만, 워낙 우르르 몰려왔다 와글와글 떠나가는 어린이들이어서 한명 한명의 마음에 신경쓰지 못했습니다. 돈 받고 하는 일 아니고, 그냥 내 딸래미 포함해 아이 친구들과 유익한 시간을 갖자고 벌인 일이라 그 정도만 해도 된다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이 아이가 외로웠고 세상을 답답해한다는 그 느낌은 고스란히 저에게 왔더랬습니다. 어제 은수를 보면서 속으로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한다 말하며 한참 울었습니다. 사람은 살면서 너무 많은 잘못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떤 잘못은 그게 잘못인지도 모르고 그냥 어어어어 하면서 지나갑니다. 남의 일이면 개념이 없다, 미친거 아니냐, 상식이 없다 참 쉽게 말하지만. ..

기억 2022.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