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 마르크 코페이 - 0416

들꽃 호아저씨 2021. 12. 8. 16:14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사랑한다 아들아 제발 무사히 살아만 있어다오”

“엄마 내가 말 못할까봐 보내놓는다. 사랑한다”

 

0416

 

 

 

숨 쉬기도 미안한 4월 / 함민복(1962- )

 

배가 더 기울까 봐 끝까지

솟아오르는 쪽을 누르고 있으려

옷장에 매달려서도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믿으며

나 혼자를 버리고

다 같이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갈등을 물리쳤을, 공포를 견디었을

바보같이 착한 생명들아! 2학년들아!

 

그대들 앞에

이런 어처구니없음을 가능케 한

우리 모두는……

우리들의 시간은, 우리들의 세월은

침묵도, 반성도 다 부끄러운

죄다

 

쏟아져 들어오는 깜깜한 물을 밀어냈을

가녀린 손가락들

나는 괜찮다고 바깥세상을 안심시켜주던,

가족들 목소리가 여운으로 남은

핸드폰을 다급히 품고

물속에서 마지막으로 불러보았을

공기 방울 글씨

엄마,

아빠,

사랑해!

 

아, 이 공기, 숨 쉬기도 미안한 4월

 

-세월호 추모시집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실천문학사, 2014)

 

 

 

0416

 

 

 

 

부르면 부를수록

4월의 슬픈 꽃잎으로 부활하는 혼들이여

사계절 내내 파도처럼 달려오는

푸른빛 그리움, 하얀빛 슬픔을 기도로 봉헌하며

이렇게 슬픈 고백의 넋두리만 가득한

어리석은 추모를 용서하십시오, 앞으로도!

 

- 이해인 '슬픈 고백'에서

 

 

0416

 

 

팽목항의 갈매기들이 날지 못하고

팽목항의 등대마저 밤마다 꺼져가도

나는 오늘도 그대를 잊은 적 없다.

 

봄이 가도 그대를 잊은 적 없고

별이 져도 그대를 잊은 적 없다.

 

- 정호승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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