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 마르크 코페이 - 4·3항쟁, 도령마루 : 이종형

들꽃 호아저씨 2022. 2. 2. 00:31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비설(飛雪)- 희생자 변병생(호적명:변병옥) 모녀의 기념조각, 1949 년  1 월  6 일 봉개동 지역에  2 연대의 토벌작전이 있었다.  변병생은 군인들에게 쫓겨 두 살 난 젖먹이 딸을 등에 업은 채 피신 도중 총에 맞아 희생되었다.  '비설'은 이 모녀를 모티브로 만들었다.-4.3평화재단

 

 

흙은 살이요 바위는 뼈로다

두 살배기 어린 생명도 죽였구나

신발도 벗어놓고 울며 갔구나

모진 바람에 순이 삼촌도

억장이 무너져 뼈만 널부러져 있네

 

- 정희성 '너븐숭이' 전문

 

* 너븐숭이: 넓은 돌밭을 뜻하는 제주 방언.  

 

 

 

 

도령마루 / 이종형

 

  그대가 제주공항에 도착해서 신제주로 나가는 길이라면 한라산 방향 우측 능선에 소나무들이 곧게 허리를 뻗은 작은 숲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곳은 예전에 도령마루라 불리었던 숲이었으나 이제는 섬사람들에게도 낯선 지명이 되어버렸습니다

 

  학살터였던 그 숲메 들어 돗자리 위에 조촐한 제수를 진설하고

  예순여섯 개의 잔에 한라산 소주를 꼭꼭 눌러 넘치도록 따라 올렸지요

  이 영혼님네들께 술 한 잔 따라 드리는 데 육십여 년이 훌쩍 지났다는

  유족의 한탄이 가슴 깊숙한 곳을 찔러 아프고 부끄러웠습니다

  지방紙榜 대신 내건 검은 현수막 속의 이름들을 다시 불러내어 기억하고 싶습니다

 

  강광웅 강예권 강창문 강창현 고봉소 고명미정 고순화  김귀행 김규만 김기진 김봉호 김상남 김순여 김옥이 김이영 김인식 김임규 김임봉 김진욱 김창식 김최훈 김치택 김형춘 김홍범 김홍부 김희임 문백년 박영신 박인택 박창률 박창오 백춘길 변승흡 부재숙 서순애 서옥용 서옥용의 처 송대평 양달하 양영부 양상민의 딸 양정일 오동현 이문옥 이인성 이정생 이정생의 딸 이청자 이희언 임창순 전기봉 전두생 전성규 전인택 정병종 정중집 정지윤 조월산 허창돈 허창홍 현국보 현맹봉 현상표 현영욱 현태화 홍월선

 

  그대 다시 제주에 오시는 길이거든 저 숲을 향해 가볍게 목례해주시길

  숲의 이름은 도령마루였다고 기억해주시길

 

- <꽃보다 먼저 다녀간 이름들>(이종형, 삶창, 2017)

 

 

ⓒ제주4.3항쟁 : 도령마루(왼쪽, 오른쪽) / 제주도민 수만 명이 살해되었고 초토화되어 사라진 마을 김민수 자료사진(가운데)

 

▲도령마루 :  제주국제공항에서 신제주로 나가는 길에 있으며, 4·3 당시 제주시 연동과 오라동, 도두동 주민이 희생당한 4·3유적지이다. 희생자는 최소 6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대 초 제과업체인 해태제과가 학살터 입구에 ‘해태상’을 세우면서 2019년 4월까지 본래 이름이 아닌 ‘해태동산’으로 불렸다. 2019년 4월, 40여년만에 해태상이 철거되면서 본래 지명인 '도령마루'로 복원하였다. 

 

 

4·3항쟁

 

섬 하나가 몬딱 감옥이었주마씸

건너가지 못허는 바당은 푸르당버청

보는 사람 가슴까지 시퍼렁허게 만들었쑤게

 

- 문충성 '섬 하나가 몬딱' 중에서

 

 

 

4;3항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