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 이경환 열사(1967-1986) : 1986년 6월 5일 서울 청량리 맘모스호텔 옥상에서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투신하였다. 당시 이경환 열사의 가방에는 석유가 든 2리터 플라스틱통과 현정부를 비판하는 유인물, 그리고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가 있었으나 유인물과 편지는 경찰에 의해 없어져 그 내용을 알 수 없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마지막일기>
6月 4日 水
괴롭다. 미치겠다. 가슴이 터질것만 같다. 왜 그렇게 몰라주는 것일까.
소위 배웠다는,선생이라는 작자가 과연 그런말을 할 수 있는 것있까 답답하다.
어디다 같이 이야기하며 답답한 마음을 풀 사람이 없다.
결국 이렇게 가야하는 것일까 최후까지 투쟁하려 했는데--- 「윤리시간에 소위 윤리‘선생’이란 자가 이런말을 했다.
왜 ‘분신’을 하냐고 그냥 가만히 있어도 민주주의가 될텐데...
아이들은 웃었다. 그러나, 나는 웃을수가 없었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저런 자가 어떻게 학생을 가르치게 됐는지.
바로 이것이 이 사회의 모순이다. 크나큰 모순덩어리. 세상에서 가만히 앉아서 된다면, 3.1운동이 왜 일어났으며 4.19가 왜 일어났던가. 부·마 사태가 왜 일어났고 광주의거가 왜 일어나야만 했는가 가만히 앉아서 될일 같으면 또, 어떤 선생님은 이 세상에서 자기만이 옳고 자기만이 최고인것 같이 말한다.
자기가 박정권시대 때 무슨 용감한, 의로운 일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목숨을 바쳐가며 이 나라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이 때에, 자기가 무얼 그리 잘났다고 떠들고 다니는가 이 세상에 자기만이 잘났고, 다른 사람들은 다 이기주의자로 모는 그런 선생 밑에서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 내 자신이 부끄럽다.
나는 왜 이래야 하는가. 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를 못하는가.
다른 아이들이 웃고 떠들때 나는 왜 인상을 찡그리며 가슴을 움켜잡고 눈물을 흘려야 하는가
어떤 때는 그런 아이들이 답답해 보이고, 한심해 보이지만 어떤 때는 오히려 부러워 보인다.
몰랐으면-, 그저 그냥 그렇게 관심을 두지 않았으면 괜찮았을 것을 왜 이렇게 가슴 아파해야 하는가
지금 내가 처해있는 再修라는 올가미 속에서 꼼짝못하고 묶여 있으려니 답답하다.
1년만 더 늦게 깨달았으면, 같이 터놓고 이야기할 친우라도 생길텐데, 돌이라도 던지면서 응어리진 恨을 풀텐데…
노동자는 굶주리고 농민은 죽어간다.
도대체 열 몇시간씩 일하면서, 10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어떻게 살란말인가.
누구는 한번에 몇십만원자리 옷사입고, 누구는 옷이 없어 사시사철 한가지 옷으로 지내야하는가!
누구는 돈이 많아 승용차 몰고 다니며, 누구는 돈이 없어 걸어다녀야 하는가!
너무나 많은 모순을 안고 있는 이 사회 살아가기에는 너무 벅차다.
대통령 같쟎은 자가 대통령을 하고, 국회의원 자격도 없는 놈들이 국회의원을 하는 이 사회의 근본적인 모순은 무엇일까?
할말을 못해 가슴은 막히고 듣지 못해 귀는 멀고 말을 못해 벙어리 되고 볼 수 없어 눈이 머는 세상을 그저 아무 저항없이 그저 그렇게 쫓아가야만 하는 것일까!
이기주의자 미국놈들, 자기 나라의 이익을 위해서는 다른 한나라를 핵의 제물로 바치겠다고 그렇게 쉽게 말하는 놈들을 우리가 어떻게 믿고, 이 나라를 보호해 달랄수 있겠는가.
또, 그런놈들에게 아부해서 정권을 계속 부지해 보겠다는 오히려 그런놈들보다 더 나쁜놈 밑에서 우리가 어떻게 누구를 믿고 살아가야 하는가.
우리나라를 미국의 51번째주로 만들려는 한치앞을 못보는 놈들, 51번째의 의미가 뭔데, 끝은 언제나 쉽게 떨어버린다.
앞의 것을 위하여 뒤의 것은 언제나 희생된다. 우리나라가 미국놈들을 위해 핵의 제물로 바쳐져도 좋단 말인가?
어둡다. 암흑뿐이다.
저멀리 한줄기 가느다란 불빛이 보인다지만 너무 작다. 한줄기의 호롱불로 이 모든것을 밝힐 수는 없다.
한정된 범위내에서만 밝을 뿐 저멀리 까지 비춰줄 수는 없다. 더 밝은 불빛을 찾아야 한다. 아니, 우리가 밝혀야 한다.
그 불을 밝히기 위해 많은 불나방들이 자기 몸을 희생하고 있다.
결코 우매한게 아니다. 불을 보고 어리석게 달려드는 것이 아니다. 자기를 희생하면서 다른 가엾은 物들의 더많은 희생을 막는 것이다. 다른 가엾은 존재들을 구제하기 위해 자기 한몸을 희생하는 것이다.
더 큰 ‘나’인 민중을 위해… 두렵다 이렇게 가슴이 떨려본적은 없다. 앞서간 열사들이 얼마나 마음을 굳게 가지셨는지
알것 같다. 불쌍하신 우리 어머니, 만약 내가… 어머니는… 하지만, 안된다. 마음을 굽혀서는… 더 큰 어머니를 위해…,
- 이경환 열사(1967-1986)가 남긴 마지막 일기(198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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