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보다 훌륭한 음악을 모릅니다. 매일 들어도 좋을 거요. 인간이 이런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미래는 공포의 교향곡이 아닙니다. 미래는… 베토벤입니다. 투쟁과 시련을 넘어 환희로! 미래는 자유 투쟁의 불꽃입니다.” - 1963년 소련 영화 <아파시오나타>에서 레닌(러시아 혁명가)의 대사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피아노소나타 23번 ‘열정’Sonata No. 23 in F minor, Op. 57 "Appassionata"
I. Allegro assai
II. Andante con moto
III. Allegro ma non troppo - Presto
알도 치콜리니Aldo Ciccolini (1925- 2015) 피아노
https://www.youtube.com/watch?v=1W_Yi3whwe0
매화꽃 흩날릴 때 / 황동규
며칠 동안 꽃샘바람 잘 견뎌낸 꽃잎들
오늘은 바람 별로인데 흩날린다,
민박집 마당에도 장독들 사라진 장독대에도
등어리에 푸른 이끼 얹은 돌담 너머로도.
핀 자리에서 시들어 떨어지지 않고
날다 가는 게 얼마나 신명지냐!
살아 있는 것들이 순서 없이 너도나도
가진 것 안 가진 것 다 꺼내놓는 이 봄날,
묵묵히 서 있던 백목련들
늦었다는 듯 하얀 촛불들 일제히 치켜들고
빈 나무 줄기였던 산수유들
화사하게 노란 옷들을 차려입었다.
꺼내놀 게 따로 없는 자는 뭘 내놓지?
빈 장독대에 올라간다.
머리에 꽃잎 두엇 내려앉는다.
없는 장독 뚜껑 대신 몸의 뚜껑 열듯
크게 한번 기지개를 켠다.
간장 버린다! 소리가 들려온다.
그래? 아직 무언가 일낼 게
이 몸 어디엔가 담겨 있다니!
-『오늘 하루만이라도』(황동규, 문학과지성사,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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